"뻔뻔한 고유정 얼굴 보자"…새벽부터 법원에 줄 선 제주도민들

머니투데이 제주=안채원 기자 2019.08.12 13:24
글자크기

[the L] 고유정 첫 공판 열기 후끈…"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형평성 맞는 형량 선고돼야"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이날 방청은 제주지법 최초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사진=뉴스1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이날 방청은 제주지법 최초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사진=뉴스1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내가 한번 직접 보려고..."

고유정의 첫 재판이 열린 12일 제주 제주시 제주지방법원 앞은 방청권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봉기)는 12일 오전 고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새벽부터 법원 앞은 방청권을 받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재판 시작 2시간 전인 아침 8시부터 이미 방청권 배부 인원을 넘어선 40여명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법원에 첫 번째로 도착한 김혜민씨(38)는 "고유정 재판에 들어가기 위해 오늘 새벽 5시30분부터 줄을 섰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와서 '너가 잘못했다'는 것을 눈빛으로라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고유정의 뻔뻔함에 너무 황당하다"면서 "또 제주 경찰의 무능으로 골든 타임을 놓친 것에도 화가난다"고 밝혔다.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 오로지 고씨의 재판을 보기 위해 제주를 찾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전날 제주에 도착했다는 최선희씨(41)는 "고씨가 철저하게 검색하고, 준비해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러놓고 우발적이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줘야 사건이 묻히지 않고 법정 최고형까지 내려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또 "법정에서 고유정이 어떻게 재판에 임할지 그 자세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제주 노형동에 거주하는 김모씨(19)는 "방학이라 학교를 가지 않아도 돼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고씨 재판을 보러 왔다"면서 "꿈이 프로파일러라 더 관심이 가는 사건이다"고 밝혔다. 김씨는 "우리가 사는 제주도 안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가 않고 그래서 더 와닿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형평성이 맞게 사형이 내려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청권 배부가 끝난 후에는 법정 앞에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제주지법은 선착순으로 방청석 24석에 대한 방청권을 배부하고 입석으로 10명을 입정시켰다. 새벽부터 줄을 섰음에도 방청권 배부를 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왜 기다렸는데 보지도 못하게 막냐"며 경위에게 항의했다. 제주지법 측은 입석으로 5명을 추가로 입정시켰지만, 끝내 입정하지 못한 나머지 대기자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법정 앞을 지켰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