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베르사체의 티셔츠. /사진=SINA FASHION 웨이보 계정
해당 제품에는 '서울-대한민국(Seoul-Korea)', '베이징-중국(Beijing-China)' 등 세계 여러 도시와 국가를 이은 영문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 중 '홍콩-홍콩(Hongkong-Hongkong)', '마카오-마카오(Macao-Macao)'로 표기된 부분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에 속한 도시로 쓰지 않고 별개 국가로 쓴 것이다.
불과 한 달전 베르사체의 중국 내 첫 브랜드 홍보대사가 됐던 중국 배우 겸 가수 양미는 "중국 국민으로서 베르사체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겠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베르사체는 공식 웨이보 계정에 사과문을 올렸다. 베르사체는 "잘못된 티셔츠 디자인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티셔츠는 이미 회수해 파기했다"며 "우리는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의 영토 주권을 확고히 존중한다"고 전했다. 이날 도나텔라 베르사체 수석디자이너도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의 국가주권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으며 부정확한 사실과 잘못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베르사체가 중국인들이 많은 웨이보에만 사과문을 올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는 아무 말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같이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국가로 지칭해 중국의 뭇매를 맞은 기업은 베르사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미국 의류브랜드 갭은 대만과 남중국해 일부를 포함하지 않은 중국 지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내놓아 중국인들의 비난을 샀고, 메리어트호텔도 같은해 자사 웹사이트에 티베트, 홍콩, 마카오, 대만을 별개로 등재해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홍콩, 마카오, 대만을 독립국가로 표기하자 당시 중국민용항공총국(CAAC)는 총 36개의 외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홍콩, 마카오, 티베트, 대만 등의 일부 지역에 대한 독립국가표기에 대해 경고장을 발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