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올리패스에 따르면 오는 8월30일부터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이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9월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RNA 치료제 시장은 아직 미개척 분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술 개발 성과에 따라 치료하기 힘든 암 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RNA 치료제 시장은 2018년 약 2조6000억원에서 2024년 약 1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노피,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제약회사도 기술이전 등을 통해 RNA 치료제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 상황과 밸류에이션이다. 최근 바이오 투자심리는 어느 때보다 위축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 분식회계 의혹과 코오롱티슈진 (11,540원 ▲320 +2.85%)의 '인보사케이주'(케이주) 품목허가 취소에 이어 신라젠 (4,565원 ▼45 -0.98%)의 간암 치료제 '펙사벡'에 대한 임상시험 중단 권고가 잇따라 터지며 바이오에 대한 시장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의 주가 하락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특히 올리패스는 현재 실적이 없는 신약 개발 기업으로, 미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모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올리패스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OLP-1002'의 경우 신경손상성 통증 등의 치료제로, 현재 영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개발(R&D) 단계다. 신라젠 임상시험 중단 권고로 최근 신약 개발 기업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시장 환경은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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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패스는 2022년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최대 7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희망공모가밴드는 3만7000~4만5000원으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7115억원이다. 최근 장외 비상장주식 거래에선 한 주당 3만원대 중반 가격의 호가가 거론되고 있다. 올리패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억원, 영업손실은 143억원이다. 2021년까지 적자를 지속하다 2022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리패스는 주관사 추천을 통한 성장성특례 요건을 밟고 있어 상장 뒤 6개월간 주관사가 풋백 옵션(환매청구권) 의무를 갖는다. 이 때문에 올리패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그만큼 RNA 치료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수요예측 결과를 지켜본 뒤 공모가 확정 및 청약 등에 대한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올리패스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RNA 치료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이와 별개로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특정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신약 공동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올리패스의 RNA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바이오 기업에 대해 기대 이상의 높은 평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리패스의 공모 성적과 이후 행보에 따라 IPO를 준비하는 다른 바이오 기업의 전략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