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인맥' 美 엡스타인, 미성년 성매매 수감 중 사망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8.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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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이상 성매매 혐의로 수감 중 극단적 선택… SNS에서는 트럼프·클린턴 음모론

제프리 엡스타인(66). /사진=로이터제프리 엡스타인(66). /사진=로이터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체포, 기소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많은 돈과 고위층 인맥을 이용해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와 미국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어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엡스타인이 이날 오전 6시30분쯤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1억달러(약 1180억원)의 보석 신청이 기각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23일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발견됐다.

엡스타인의 사망은 뉴욕 법원이 그의 성매매에 관한 세부사항이 담긴 법률 서류들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그는 2002~2005년 최소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의 별장으로 불러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45년의 징역형이 예상됐다. 하지만 그는 상대가 미성년자인 줄 몰랐고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였다며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최소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의 별장으로 불러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엡스타인은 2002~2005년 최소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의 별장으로 불러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엡스타인은 지난 2008년에도 미성년자 36명에 대해 성매매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미국에서 종신형도 가능한 중범죄이지만 그는 단 2건의 성매매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3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마저도 일주일에 6일은 하루 12시간씩 감방에서 벗어나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출퇴근이 허용됐다.

여기에는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큰 돈을 번 엡스타인의 '미친 인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영국 앤드류 왕자,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등과의 친분을 쌓아왔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전용기인 보잉727을 타고 그와 함께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을 수시로 드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02년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앱스타인에 대해 "멋진 녀석",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미있다"면서 "그는 심지어 나만큼 미녀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나이가 어린 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죽음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연관 있다는 음모론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죽음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연관 있다는 음모론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죽음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연관 있다는 음모론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주일간 24시간 내내 자살 감시를 받고 있었는데 자살했다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 제프리 엡스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우리 모두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내용의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했다. 현재 트위터에서는 #TrumpBodyCount, #ClintonBodyCount 등 해시태그와 함께 트럼프 혹은 클린턴이 엡스타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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