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는 12일 업무에 복귀한다. 업무 복귀를 시작으로 양사 노조는 하투에 본격 돌입한다. 양사 노조 모두 투쟁 강도를 끌어올릴 수단인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지난달 91.97%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으며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 양사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휴가 이후 투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투가 이전과 다른 점은 양사 합병 반대도 투쟁 명분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양 노조는 그동안 이번 임금협상과 별도로 합병 반대 투쟁을 수시로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월 31일 승인된 법인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수시로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휴가 후 투쟁 분위기는 고조됐지만, 실제 파업 관련 구체적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28일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공동파업과 서울 상경투쟁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가 동참할 것으로 예견된 것 외엔 뚜렷한 일정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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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휴가 복귀일인 12일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교섭 재개 및 파업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파업의 날을 세우기 보다는 전반적 상황을 점검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투쟁 명분 중 하나인 합병 반대에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이 악화된 한일 관계를 배경으로 몽니를 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노조가 휴가 복귀 후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투쟁 수위를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업계에서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임단협 이슈를 중심으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