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9일 밤 '원 썸머 나잇' 무대에서 피아노 반주만으로 노래해 관객의 호응을 이끈 선우정아. /제천=김고금평 기자
예상은 적중했다.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인디뮤지션 선우정아는 하나의 목소리로 오케스트라 같은 화음을 연출하며 졸음과 피곤에 서서히 익숙해져 가는 관객의 심장을 깨우며 ‘모두의 관람’을 지배했다.
공연장을 찾은 제천 시민들이 이 낯선 뮤지션과의 동일화 과정을 거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는 노래가 없어도 따라 부르기 쉽지도 않은 곡에서도 관객은 그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는 그루브(groove, 리듬감)에 쉽게 몸을 허락했고 색깔 있는 음색과 무게감 있는 메시지 전달에 귀를 기울였다.
관객의 집중력을 이끈 선우정아 공연. /제천=김고금평 기자
그 일의 주동자와 피동자는 단 한 번의 시도로 마무리하지 않고 계속 반복된 다양한 패턴의 스캣을 서로 주고받으며 혼연일체의 교감을 확인했다.
하나의 악기 반주만으로 곡을 근사하게 소화하며 관객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선우정아의 무대 통솔력은 준비된 히트곡이 아니어도, 뮤지션의 이름값이 아니어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 증거가 얼마나 확실하게 각인됐는지, 또 어떻게 심장에 깊이 박혔는지 마지막 곡이 끝난 상황에서도 관객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앙코르는 없었다. 다만 자리에서 동요조차 없는 객석 풍경이 아쉬움이 가득하다는 분위기를 전해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