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트럼프, 무역전쟁 장기화 예고…S&P 0.7%↓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8.10 06:07
글자크기

트럼프 "중국과 합의할 준비 안돼…화웨이와 거래 안한다"…백악관 나바로 "중국 환율조작에 강경 대응"

[뉴욕마감] 트럼프, 무역전쟁 장기화 예고…S&P 0.7%↓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증시를 짓눌렀다.

◇트럼프 "중국과 합의할 준비 안돼…화웨이와 거래 안한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0.75포인트(0.34%) 떨어진 2만6287.4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9.44포인트(0.66%) 하락한 2918.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80.02포인트(1.00%) 낮은 7959.14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의 주가도 모두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워싱턴D.C. 개최가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에 대해 "중국이 회의를 계속할지 안 할지 두고 보자"며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회담이 취소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럴 수도 있다"며 "아직은 계획이 잡혀 있으니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 "우리는 그들과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로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바뀔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의 의도적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 "분명히 중국은 무역의 관점에서 위안화 가치를 조작하고 있다"며 "중국이 위안화를 낮추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 미국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TIAA뱅크의 크리스 개프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이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시장은 무역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증시, 이탈리아 연정 붕괴에 일제하락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우려에 이탈리아의 정국불안까지 겹쳤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날보다 3.15포인트(0.84%) 내린 371.56에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의 FTSE MIB 지수는 516.92포인트(2.48%) 급락한 2만324.23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151.61포인트(1.28%) 떨어진 1만1693.80, 프랑스 CAC40 지수는 60.04포인트(1.11%) 하락한 5327.92포인트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32.05포인트(0.44%) 내리며 7253.85에 마감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날 연립정부의 해체와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연립정부를 위태롭게 유지해온 극우 정당 '동맹'과 반체제정당 '오성운동'은 1년2개월만에 갈라섰다.

이번 사태는 오성운동이 전날 의회에서 프랑스-이탈리아 간 고속철도(TAV) 건설 사업에 조직적으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촉발됐다. 동맹은 TAV 건설이 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사업이라며 밀어붙였지만, 오성운동 측은 86억유로 규모의 건설 관련 비용이 환경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당초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정당이 연정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파국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총선 이후 감세·사법개혁·유럽연합(EU)과의 관계 등 핵심 현안들을 놓고 줄곧 대립해왔다.

국제유가는 뛰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96달러(3.7%) 오른 54.50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51분 현재 배럴당 90센트(1.6%) 상승한 58.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5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6% 내린 97.5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0.05% 하락한 온스당 1508.70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