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그후…'공포'와 '탐욕' 중 승자는?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8.0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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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뉴욕증시, 위안화+국채금리 안정에 반등…"다시 저점 테스트할 가능성"

폭락 그후…'공포'와 '탐욕' 중 승자는?


주가가 폭락하고 나면 '공포'와 '탐욕' 사이에 전투가 벌어진다. 추가 급락을 우려한 매도세와 저점 매수 기회를 잡으려는 매수세의 충돌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선 '탐욕'이 이겼다. 그럼 내일은? 시장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미중 환율전쟁에 패닉을 경험한 뉴욕증시는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적게 절하되고, 주요국 국채금리도 안정을 되찾으면서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1.12포인트(1.43%) 오른 2만6378.1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54.11포인트(1.88%) 상승한 2938.0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76.33포인트(2.24%) 뛴 8039.16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의 주가도 일제히 2% 이상 올랐다.



선트러스트의 케이쓰 러너 수석전략가는 "이런 반등은 급락 후 당연한 반응"이라며 "대개 이런 경우 공포와 탐욕 간 전투가 벌어지면서 누군가는 팔기 시작하고 누군가는 사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반등이 앞으로도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경고한다. 뉴튼자문의 마크 뉴튼 기술분석가는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태"라며 "추세가 다시 아래로 꺾여 저점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전일 대비 0.06% 상승(위안화 평가절하)한 것이다. 고시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은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폭은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는 작았다.


VM마켓츠의 스테판 이네스 파트너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합리적인 속도로 용인하고 있다"며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도 중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 역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날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같은 달 수입은 5.6% 줄었지만 시장의 우려에 비해선 양호했다.

미국과 독일의 국채 수익률도 반등하며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켰다. 전날 1.6% 아래로 떨어졌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1.72%로 오른 채 마감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전날 -0.6%에서 이날 -0.5%로 상승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도 또 다시 줄어들며 고용호조가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9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8000건 줄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21만5000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고용사정이 좋아졌음을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금리인하 압박은 이날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누군가는 내가 강달러 현상에 상당히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는 캐터필러, 보잉, (농기계 제조사) 존 디어와 다른 자동차 제조사 등 미국의 훌륭한 제조업체들이 세계 무대에서 평등한 경쟁을 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 세계 어떤 기업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연준은 그렇지 못하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가 없다면 우리의 기업들은 어떠한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연준)은 모든 단계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승리하고 있다"면서 "그들(연준)이 제대로 행동을 취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U.S.뱅크자산운용의 빌 노디 선임이사는 "지금은 정책 변수가 시장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와 통화정책이 서로 물고 물리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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