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김유경 기자, 김근희 기자 2019.08.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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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 (종합)

편집자주 바이오기업들의 실적이 정체 상태다. 연이은 임상 3상 실패가 더해지면서 바이오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일 뿐, 바이오시밀러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2025년 예상 시장규모 80조원. 시장 공략 포인트와 넘어야 할 허들을 살펴봤다.

셀트리온·삼바, '2025년 80조' 겨냥 新프로젝트 가동
[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 블록버스터 의약품 다수 특허만료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추가했다. 다수 블록버스터급 글로벌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임박해오면서 '물 반, 고기 반' 시장 대응에 나선 것이다.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다수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을 겨냥해 바이오시밀러 물질 탐색에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이중 알레르기성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 계획을 지난달 우선 공개했다.

졸레어는 미국 제넨테크와 스위스 노바티스가 함께 개발한 약으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졸레어 특허가 완전히 풀리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프로젝트명은 'CT-P39'. 셀트리온의 39번째 바이오의약품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미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 셀트리온이 개발 계획을 공개한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신약은 모두 10개. 39개 프로젝트 중 절반 정도를 개발 중 폐기했거나 전략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은 이에 더해 바이오시밀러 후보들 여럿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테면 'CT-P40, CT-P41…' 같은 바이오시밀러 후보들이 명단에 오른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신규 바이오시밀러 후보들 다수를 개발 명단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개한 마지막 프로젝트 숫자는 '26'이다. 일본 다케다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 신약 후보다. 지난해 8월 임상 1상 돌입과 함께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했거나 파이프라인으로 공개한 것들은 모두 8개. SB26까지 18개가 개발 도중 좌절됐거나 전략적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의약품 아바스틴, 루센티스, 솔리리스 등을 겨냥한 바이오시밀러들을 제한적으로 공식 파이프라인 명단에 올린 상태다.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업계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전략이 더 공격적이고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으로 본다. 8조원대 시장을 형성한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이 올해 특허 만료를 시작으로 내년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글로벌 매출액 4조원), 2023년 황반변성 치료제 야일리아(10조원) 등 블록버스터들의 특허가 줄줄이 풀려서다.

셀트리온 등의 공략 대상에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강타한 면역관문억제제들도 포함됐다. 대표 의약품인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각각 2026년, 2028년 특허가 풀린다. 이밸류에이트파마는 키트루다가 2024년 170억달러(약 21조원) 매출로 세계 1위가 되고 같은 시기 옵디보가 113억달러(약 14조원)로 4위에 오를 것으로 본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2015년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2019년 240억달러208억달러(약 29조원), 2025년에는 663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간이 5~6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지금 대규모 파이프라인 확대가 불가피하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곧 열린다"며 "지금처럼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국내 기업들이 견인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10년 뒤 국내 기업들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글로벌 빅팜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바이오시밀러 저가경쟁에도 한국이 웃는 이유
[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영업이익 악화 불구 생산설비로 시장 선도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은 올 2분기에 8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이 2350억원으로 10.8% 줄어든 것보다 감소폭이 크다.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가격경쟁이 격화한 게 큰 원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반기에 4150억원의 유럽 제품 매출을 올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 성장했다.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에 이어 흑자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은 부진한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공행진 한다고 단순히 볼 일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로 유럽시장의 56%,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로 37%를 점유하는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이미 자리잡았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발주자로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나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가 유럽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는 바이오시밀러 내 시장점유율이 46%에 도달하면서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오시밀러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경쟁격화에 따른 약가하락이다. 애브비가 유럽 일부 국가에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가격을 종전보다 80% 인하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더해졌다. 특허로 미국시장을 지키고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들을 봉쇄해 후발주자들의 추가적인 시장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들의 강력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들의 성장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공공보험 위주인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개선되고 시장도 점차 확장돼서다. 고가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도 속속 풀린다. 품목 수 만큼이나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다.

한국 기업들에 유리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자체적으로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주로 위탁생산하는 해외 경쟁사들과 전혀 다른 조건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송도에 19만리터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보유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5월 2030년까지 국내외에 생산시설을 100만리터까지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대 주주인 바이오젠을 통해 의약품을 생산한다. 앞으로 여건에 따라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생산을 맡길 여지도 충분하다.

생산설비 보유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바이오시밀러의 원가경쟁력 때문이다. 설비를 보유하면 위탁생산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격경쟁이 치열할수록 영업이익이 훼손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원가경쟁력이 강한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효과가 있다”며 “셀트리온은 수율 측면에서도 타 CMO(의약품위탁생산) 기업들을 월등히 앞서 시간이 갈수록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전통 제약사부터 벤처까지 바이오시밀러 도전
[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미래 먹거리 잡아라"…종근당 등 허가 성과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도 다수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에 도전장을 냈다. 화학합성의약품 중심이던 전통 제약사부터 틈새시장을 노린 바이오 벤처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속속 경쟁대열에 합류할 채비를 갖췄다.

전통 제약사 중 바이오시밀러 개발속도가 빠른 업체는 LG화학 (373,500원 ▲500 +0.13%)종근당 (101,100원 ▲500 +0.50%)이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국내에 출시했다.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의 국내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10월 신청한 네스벨의 일본 판매허가 결과도 연내 나올 예정이다. 회사는 2021년 완료를 목표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 국내 임상3상도 진행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시장이 성장하고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개발영역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CJ헬스케어와 동아에스티 (67,500원 ▼1,500 -2.17%)도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CJ헬스케어는 현재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J-40001’의 국내 임상3상을 진행한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일본 YL바이오로직스와 중국 NCPC에 CJ-40001을 기술수출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DA-3880’의 일본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삼천당제약 (106,600원 ▲1,900 +1.81%)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임상시험 허가신청서(IND)를 올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아일리아는 연간 매출액이 7조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2023년 물질특허가 끝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112,300원 ▼1,700 -1.49%)그룹은 2015년 일본 바이오업체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손을 잡고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디엠바이오를 설립했다. 디엠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총 8000ℓ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들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알테오젠 (173,700원 0.00%)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셉틴 SC(피하주사 제형)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이미 경쟁자들이 몰린 미국, 유럽이 아닌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시장공략에 나섰다. 바이오의약품의 성능을 개선한 ‘바이오베터’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 출신들이 2016년 설립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전문 바이오벤처 폴루스는 전략적으로 오래전에 특허가 만료된 1세대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인슐린제제 ‘란투스’와 ‘휴마로그’, 성장호르몬 ‘노르디트로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일본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시진’을 허가받은 에이프로젠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플릭시진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충북 오송에 연간 2.5톤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보다 개발이 비교적 쉽고 임상에 드는 비용도 적다”며 “전통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바이오시밀러 특허장벽·저가경쟁은 여전히 높은 벽
[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오리지널 약 업체까지 가격인하…"위기설은 시기상조"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만큼 출시 전부터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이 필연적이다. 특히 특허와 가격경쟁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뛰어넘어야 하는 벽이다. 큰 비용을 들여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상태에서 특허에 막혀 출시를 못 하거나, 적정한 가격에 팔지 못할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미국 제넨테크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특허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회사가 지난 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온트루잔트 품목허가를 받은 지 6개월 만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허셉틴' 특허권자인 제넨테크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10여 건의 특허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넨테크와 합의하고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이처럼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들과 특허 전쟁을 치러야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들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만료된 물질특허 외에 적응증, 투여방법 특허 등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특허 연장 전략을 펼친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유럽 물질 특허가 2018년 만료되기 전인 2016년 적응증과 투여 방법을 특허로 등록해 특허 종료 시점을 2022년까지 연장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산도스 등은 결국 애브비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와 특허소송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각국에 내놓을 때마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들과 소송을 벌였다.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에는 가격전쟁이 기다린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 싼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만약 오리지널 의약품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도 가격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

애브비는 지난해 휴미라의 유럽 입찰가를 기존보다 10~80% 인하했다. 노르웨이 입찰에서는 80% 인하된 파격적인 가격을 내놨다. 노르웨이 시장의 경우 전체 유럽 시장의 1%에 해당하는 작은 시장이지만, 오리지널 의약품 업체가 초저가 공세를 펼쳤다는 점에서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늘어나는 만큼 오리지널 의약품 업체는 물론 동종 업체간 가격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바이오시밀러 위기설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바이오시밀러 자체가 의약품 전체 시장에 아직 많이 퍼지지 않아서다.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애브비는 덴마크 수주에 실패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는 출시 약 2달 만에 유럽 10개국 이상에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 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바이오시밀러, 생존 해법은 '차별화'

[위기의 바이오, '시밀러'로 반전]2025년까지 연평균 31.5% 고성장 전망…'빅팜'들과의 경쟁

[MT리포트] "80조 시장" 바이오기업들의 근거있는 자신감
암젠, 화이자 등 자금력과 유통망을 보유한 글로벌 빅팜들마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에 더해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 28조원을 기록하는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이 최근 앨러간과 함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칸진티'를 오리지널사와 특허합의 없이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화이자는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럭시엔스' 미국판매 승인을 받았다.

별개 시장으로 여겨지던 바이오시밀러에 빅팜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살아남기 힘들 게 됐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을 극복하려면 통증 완화, 투여시간 단축 같은 오리지널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필수 요건으로 떠오른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추격할 곳은 피하주사제형(SC)과 같은 바이오베터 시장"이라며 "SC제형은 정맥주사(IV) 위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허셉틴 오리지널사인 로슈가 바이오시밀러에 대비해 먼저 취한 전략이기도 하다. 로슈는 허셉틴SC를 출시하며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정맥주사형 허셉틴 시장의 판을 미리 바꿔놓았다.

셀트리온도 이 전략을 취했다.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SC제형으로 바꾼 램시마SC를 개발하고 유럽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램시마SC는 기존 병원에서 2시간 투여하던 정맥주사형을 집에서 2분간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해 환자의 편의성을 증대시킨 제품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램시마SC는 신규환자 유입과 타 SC제형으로의 기존환자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며 "이미 유럽지역 램시마 IV 제형의 점유율이 57%인 상황에서 램시마SC의 출시는 시장을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기술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알테오젠 (173,700원 0.00%)은 SC제형기술을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알테오젠은 허셉틴에 이 기술을 접목한 허셉틴SC 제형을 개발 중이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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