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취소하면 상품권 쏜다" 애국마케팅…얄팍한 상술?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8.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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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 조장, 양국 관계 더 악화시킬 것" vs "기업 자유, 국산 대체 상품 소개하는 기회로 활용"

/사진제공=또봉이통닭/사진제공=또봉이통닭


"일본 여행 취소하면 치킨 쏠게요."

식음료업계에서 일본 불매 운동 관련 마케팅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한 소비자에 대한 일종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벤트가 반일 감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봉이통닭은 8일 올 6월부터 이달까지 예정돼 있던 일본 항공권이나 호텔을 취소한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1등에게 3년간 무료 상품권, 남해 라피스호텔 2박 무료숙박이용권, 또봉이통닭 상품권 2매를 증정한다고 밝혔다.



또봉이통닭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여름 휴가차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 취소한 분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터에는 태극기와 '나라사랑 대한민국' 문구, 빨강·파랑 색깔을 두드러지게 사용했다. 애국심을 강조한 일종의 애국마케팅이다.

농심도 최근 신라면 건면 미국 수출 자료를 내면서 "일본 라면 꼼짝마"라는 제목을 뽑았다. 미국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한국 라면인 신라면이 건면 등 라인업 확장으로 미국 시장에서 일본을 밀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업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일기류를 지역 소비 활성화 기회로 활용했다. 전남 곡성군 석공농협은 지난달 100만원 이상 일본 여행을 취소한 사람에게 10kg 백세미 총 500포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같은 애국마케팅을 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를 조장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소비는 개인의 자유인데 이런 마케팅이 일본 제품을 쓰거나 소비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잘못된 불매 운동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양국 경제 모두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 불매 운동은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를 기업이 이용하는 건 자유"라는 반박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이번 기회를 통해 국산 대체 상품을 소개하고 소비를 이끌어낼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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