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안 좋은데..라닉스, PER 113배 IPO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8.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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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기술회사 라닉스, 성장성특례로 코스닥 상장 추진…최대 1000억원 이상 기업가치 책정

성장성특례 요건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라닉스가 최대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PER(주가수익비율) 100배 이상 밸류에이션이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분위기 안 좋은데..라닉스, PER 113배 IPO 통할까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닉스는 오는 9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이달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라닉스는 2003년 설립된 시스템 반도체 회사다. 주력 제품은 하이패스 단말기에 탑재하는 통신 칩이다. 자체 개발한 DSRC(근거리 전용 고속패킷통신 시스템)는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라닉스는 그동안 확보한 통신 및 보안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을 토대로 자율주행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차량과 인프라, 차량과 보행자 간 정보를 교환하는 통신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커질수록 라닉스의 통신 반도체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라닉스는 이 같은 기술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주관사 추천을 통한 성장성특례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코스닥 성장성특례 요건은 주관사가 성장성을 인정한 기업에 대해 전문기관 평가를 거치지 않고 IPO(기업공개) 추진을 허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셀리버리가 성장성특례 요건을 통해 처음 IPO에 성공했다.

라닉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라닉스의 희망공모가밴드는 8000~1만500원으로, 상단 기준 기업가치(상장 뒤 행사 가능한 신주인수권 포함)는 약 1007억원이다. 라닉스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113배다. 라닉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4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우리 증시가 급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라닉스가 공모 과정에서 어느 정도 투자수요를 끌어낼지 미지수다.


우선 성장성특례 상장 기업에 대해선 주관사가 상장 뒤 6개월간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의무를 지는 만큼 비교적 투자자 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기대할 만한 요인이다. 또 지난해 셀리버리가 성장성특례 상장 기업으로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상장 뒤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최근 주식시장 침체가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5~6일 수요예측에 나선 캐리소프트는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캐리소프트는 '캐리와 장남감 친구들'로 유명한 유아동 콘텐츠 IP(지적재산권) 기업이다.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에 도전했지만 결국 주식시장 침체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나노브릭의 경우 신소재 개발 역량을 투자 포인트로 강조했지만, 경쟁률은 39.3대 1에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성특례 상장 기업인 만큼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최근 증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라닉스 공모 시점에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잠재력 및 상업화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닉스 관계자는 "하이패스 통신 칩 해외 시장 진출, 자율주행 및 사물인터넷 시장 개화 등에 따라 앞으로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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