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도 '꿋꿋 게임업종…新방어주로 등극하나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07 15:06
글자크기

"대외 영향 덜 받는 측면 있지만 테마주 성격도 커…섣부른 얘기"

지난 2월22일 서울 강남구 더 라움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리니지M 미디어 컨퍼런스 'HERO'에서 이성구 리니지UNIT장이 새로운 에피소드 '이클립스'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2월22일 서울 강남구 더 라움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리니지M 미디어 컨퍼런스 'HERO'에서 이성구 리니지UNIT장이 새로운 에피소드 '이클립스'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주식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승세를 보이는 게임업종이 새로운 방어주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방어주로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는 일본의 1차 경제보복이 있었던 지난달 초 이후 주가가 10%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0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60% 넘게 상승한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리니지2M'이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외 악재로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산업은 대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엔씨소프트는 신작이라는 큰 성장 모멘텀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성장주와 방어주의 성격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방어주는 대외 상황이나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주식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공공재, 생활필수품, IT(정보통신) 업종 등이 방어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급격히 변하고 각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간 안정적으로 성장해 온 일부 게임 종목들을 방어주로 분류해도 무방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증권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초부터 주가가 상승한 게임 종목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플레이위드 (6,450원 ▲160 +2.54%)드래곤플라이 (480원 ▼7 -1.44%)다. 플레이위드는 지난달 초 1만5900원에서 전날 2만84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드래곤플라이도 3900원에서 4245원으로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이어가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대외 악재에도 '꿋꿋 게임업종…新방어주로 등극하나
이 밖에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떨어졌던 지난해 10월에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57,000원 ▲900 +1.60%)은 10% 넘는 상승세를 보였고, 시장 상황이 좋지 못했던 지난 5월에도 일부 게임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큼직한 대외 악재들이 겹치는 상황에서 주가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업종을 방어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게임 종목들이 신작 출시에 따른 테마성 인기몰이로 수급이 몰려 일시적 상승세를 보이는 것일 뿐 방어주 성격이 크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게임업종은 아직까지는 테마주의 성격이 더 큰 업종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엔씨소프트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 종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 종목들을 담고 있는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들도 모두 고전하고 있다. KODEX 게임산업 (6,430원 ▼80 -1.23%), TIGER K게임 (7,035원 ▼50 -0.71%), KBSTAR 게임테마 (8,345원 ▼45 -0.54%)는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10% 넘게 하락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종이 대외적 요인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두고 당장 방어주로 평가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게임업종의 주가 추이를 더 지켜보면 방어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자연스럽게 판가름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모바일 기기와 빠른 통신 서비스를 활용한 구글의 게임용 클라우드 서비스 스태디아가 출시되면서 게임 업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5G 시대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게임업종이 전반적으로 큰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