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악몽의 하루…시가총액 49조원 증발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이태성 기자, 반준환 기자 2019.08.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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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으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9조원 이상 증발했다. 코스피 지수는 1950선 이하로 밀려났고 코스닥 지수는 7% 넘게 하락,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제한)가 발동되는 등 투자자들에게는 악몽의 하루였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물폭탄을 쏟아냈고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불안감을 키운 결과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 대장주 신라젠이 급락, 유리바닥처럼 위태롭던 투자심리에 금이 갔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로 마감, 종가기준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45.91포인트(7.46%)나 급락한 569.79로 끝났고 원/달러 환율은 17.3원 급등한 1215.3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33조4816억원, 15조6896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코스닥에서는 신라젠으로 촉발된 '바이오 쇼크'까지 겹치면서 주가하락이 손절매로 이어지는 악순환까지 발생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7.71포인트(10.25%) 하락한 6281.28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신라젠 등 시가총액 상위에 위치한 제약·바이오 종목이 급락했다.

코스피보다 낙폭이 컸던 이유인데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지수가 6% 이상 하락하자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시장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6년 6월24일 이후 3년 2개월만의 일이다.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코스닥 상장사 주가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SK하이닉스가 약보합을 기록했을 뿐 삼성전자는 2% 넘게 하락했고 LG화학,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등은 3~5%대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1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대 하락 마감했다.

이 날 증시 하락에는 환율 변동성도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0.33% 절하하는 고시를 단행하자 위안화/달러 환율이 7위안을 상회했고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29원 오른 1215.30원에 마감했다.

한국과 날을 세우고 있는 일본증시 투자자들도 불안한 모습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74% 떨어진 2만720.29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토픽스는 1.80% 하락한 1505.88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62% 떨어진 2821.50으로 마감했고, 선전과 상하이 우량증시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1.91% 하락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1.19% 하락한 1만423.31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당국은 증시안정을 위한 '비상 카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증시 패닉이 지속될 경우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인데, 이와 관련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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