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증시'에 증권株 줄줄이 하락…반등 올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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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증권사들 호실적에 4분기 증시 반등 가능성 있어…"조만간 회복할 수도

'최악 증시'에 증권株 줄줄이 하락…반등 올까?


코스피 지수가 1940선, 코스닥 지수가 570선까지 밀리며 증권시장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줄줄이 하락세다. 증시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증권사 주가 특성상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지만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TB투자증권, SK증권, 부국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화증권, 키움증권 등이 장 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가 지난 1년 사이 가장 낮은 지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영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시장이 좋지 않으면 증권사 주가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브로커리지(중개·대행수수료)가 증권사들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다. 시장이 좋지 않으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투자를 적게 하게 되고 이는 증권사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문제는 당분간 증권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는 점이다.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물러서지 않고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하면 대외 불확실성에도 증시가 버텨낼 수 있는데 국내 매크로 지표들도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최악인 지금이야말로 증권주에 투자할 적절한 때라는 의견도 있다. 증시가 부진했던 올해 2분기 대부분 증권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좋은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다.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195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2100선까지 박스권을 형성한다면 좋은 실적을 낸 증권사들은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 이들 증권사 주가가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차증권, 키우증권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은 8136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다양한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이외의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2분기 채권금리가 급락한 것도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증권사 채권 평가 이익이 오른다.


올해 4분기 증시가 반등하면 증권사 주가가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업계 전문가는 "연내 좋지 못한 흐름이 이어지다 4분기가 돼 반등하는 추세가 지난 몇년간 반복돼 왔다"며 "올해 대외 악재가 겹치는 등 특수성이 있지만 4분기에는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와 금리 인하 등 호재에도 증권업종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시 부진의 여파가 호재를 모두 상쇄할 만큼 강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 이익이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브로커리지 악화 등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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