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만난 금호가 3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한 말이다. 31년간 그룹 주력사로 있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발표를 하고 나서일까. 떨리는 목소리에 절박한 호소로 들리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자리였지만 박 사장은 자신의 진심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20여 분 동안 '진정성', '신뢰'를 몇 차례나 언급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제1가치'는 대형항공사의 경영권 확보다. 항공산업은 면허사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규모의 항공사는 앞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강남 아파트는 이번에 못 사면 또 다른 매물이 나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 못산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강한 자신감이다.
구주를 얼마에 사들일지, 유상증자를 얼마나 할지, 통매각에 포함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가치 등 고려할 사항도 많다. 입찰 참여 불허 논란을 빚은 금호석유화학도 주목해야 한다. 인수전엔 참여하지 않는다 해도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작업을 고려한다면 금호석유화학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계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두고 "그야말로 고차 방정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찌 됐든 고차방정식이라도 해도 해답은 있다. 거래 관계자 간 갈등으로 매각이 표류하면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항공산업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찰 계획은 마련해놓지 않았다. 순조로운 매각이 이뤄져야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담보된다"는 박 사장의 발언을 거래 당사자 모두가 상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