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노린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반토막'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8.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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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 고수익 기대자금 유입…증시 하락에 하락폭 2배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박스권 증시에서 투자금이 몰렸던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대박'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평균보다 배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이다. 증시 회복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레버리지 ETF란 ETF가 추종하는 지수보다 수익률이 2배가 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상승할 때는 지수보다 2배 오르지만 떨어질 때도 2배 만큼 떨어져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파생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18종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1.8%, 3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1.8%로 나타났다.

코스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11,630원 ▲120 +1.04%)'의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41.5%를 기록했고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13,015원 ▲125 +0.97%)'도 같은 기간 운용 수익이 41.8% 하락했다.



코스닥150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최근 3개월 간 마이너스 40%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났다. 코스피200과 코스피200선물을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ETF도 10%대 하락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운용 수익뿐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의 경우 5월 초 1만2775원이던 가격이 5일 현재 6030원대로 절반가량 떨어졌다. 코스닥150과 코스닥150선물을 기초로하는 다른 레버리지 ETF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150의 경우 코오롱생명과학 (22,050원 ▼800 -3.50%), 신라젠 (4,550원 ▼15 -0.33%) 등의 악재로 더 큰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최근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레버리지 ETF로 상당히 유입됐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ETF 18종에는 최근 3개월 동안 839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최근 1개월 동안에도 설정액이 3404억원 늘었다.

레버리지 ETF 중 설정액이 1조9640억원으로 가장 많은 'KODEX 레버리지'는 3개월 간 1860억원이 유입됐고,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설정액은 같은 기간 5950억원이 불어나 1조4990억원이 됐다.

ETF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이어진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달 초부터 지난 2일까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21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2184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시기에 레버리지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단가를 낮추기 위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증시가 반등할 거란 기대감에 투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싸움인데 레버리지는 단기간 반등하지 않으면 장기 싸움에서는 질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장이 불확실할 때는 자신이 가진 자금의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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