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도 증시 불황 '불똥'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08.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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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부진 속 대표 투자기업 이어 주주제안 기업 주가 하락 겹쳐 운용성과 곤두박질

"SM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도 증시 불황 '불똥'


연초 이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인 주주 행동주의 펀드도 최근 국내 증시 불황의 불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하락세 속에서 대표 투자기업에 이어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등 주주제안 투자기업의 주가 하락이 겹쳐 펀드 운용성과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주주 행동주의 펀드인 KB주주가치포커스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평균 마이너스(-)5% 수준 가까이 떨어졌다. 올 들어 수익률이 평균 10%에 육박하고 있지만 최근 한달 새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의 1개월 수익률도 평균 -11% 수준으로 연초 이후 -2% 초반 수준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이들 행동주의 펀드들은 운용사인 KB,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투자기업에 대한 배당 확대, 경영개선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힘입어 수익률이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증시에서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되며 펀드의 대표 상위 편입종목 주가가 떨어진 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일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이후 낙폭을 키우면서 -6% 이상 급락했다. 이에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의 경우 현재 전체 자산에서 편입비중이 가장 높은 골프존의 지난달 이후 주가가 3% 이상 떨어져 하락세다. 이 펀드의 골프존 편입 비중은 현재 전체자산에서 6%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펀드도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종근당홀딩스의 주가가 지난달 이후 -15% 가까이 떨어져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들 펀드의 주주제안 투자기업 주가가 급락한 것도 운용성과가 부진한 원인이다. 대표적인 게 KB자산운용이 경영개선 주주제안을 한 에스엠이다.

에스엠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에스엠에 공개주주 제안을 통해 최대주주인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에스엠에 합병하고 레스토랑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개선 요구 주주제안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에스엠이 이 주주제안을 거절하면서 에스엠 주가는 다음날부터 이틀 만에 8% 이상 급락, 지난 2일 종가 기준 지난달 이후 20% 이상 떨어졌다. 현재 주주가치포커스와 10년투자주주행복 펀드의 에스엠 편입 비중은 각각 전체 자산에서 3%,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들이 행동주의 펀드의 운용성과가 떨어지면서 다양한 투자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수익률 제고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에스엠 등 투자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주주서한 발송 등 행동주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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