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도발]삼성 日 5G 사업전략에도 '불똥' 우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9.08.04 16:30
내년 日 5G 상용화 앞두고 공들여왔던 삼성…경제전쟁 장기화시 삼성 대일 5G 전략 차질
일본 도쿄에 개관한 '갤럭시 하라주쿠' 외관 / 사진제공=삼성전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키로 하면서 일본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공략을 노려왔던 삼성전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내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일본 정부 및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을 5G 원년으로 삼고 있어서다.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등 일본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MVNO)사업자 라쿠텐은 2020년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이에 앞서 NTT도코모는 올해 9월 5G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KDDI도 올해 하반기 일부 제한 지역 서비스를 시작, 내년엔 4G와 연계해 대용량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이 글로벌 5G 단말과 장비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5G 시장 개막은 삼성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현지 1위 통신사 NTT도코모, 2위 KDDI 등 주요 이통사 경영진들과 5G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이 2020년까지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하다.
스마트폰 분야도 마찬가지다. 일본 소니, 샤프 등 현지 제조사들도 준비 중이지만,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5G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뿐이다. ‘애플 천하’인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점유율을 넓힐 기회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5G 통신칩을 탑재한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삼성이 갤럭시 전시관 중 가장 큰 규모(지상 6층, 지하 1층)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도쿄에 개관한 것도 일본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갤럭시 하라주쿠’는 삼성의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모바일 경험을 소개하는 오프라인 마케팅 거점이다.
하지만 최근 한일 양국 관계 경색 속에 무역 갈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삼성 네트워크 장비 및 스마트폰 사업의 대일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칫 일본 시장 내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될 경우 시장 공략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그동안 일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의 지난 7월 일본 시장 점유율은 7.08%다. 애플이 68.6%로 압도적 1위이고 소니(7.17%)가 그 뒤를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양국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삼성전자의 일본시장 5G 장비 및 스마트폰 공급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일본 입장에서도 5G 서비스를 위해서는 이미 상용화 경험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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