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3조5천억대 ‘LNG저장탱크 공사 담합’ 기업들 벌금형 확정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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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3조5000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사전에 담합해 일감을 나눠먹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사들이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 한화건설의 상고심에서 한화건설에 벌금 9000만원, 나머지에 벌금 1억6000만원을 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GS건설 임직원 송모씨(56) 역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그에게도 역시 원심 선고대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대림산업과 한양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경남기업, 한화건설, 삼부토건, 동아건설, SK건설 등 건설사는 2005년 5월~2012년 12월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투찰 가격을 사전협의하는 식으로 담합해 일감을 나눠먹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공사는 3조5000억원대 국책사업이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13개 업체를 적발해 3516억원의 과징금을 매긴 바 있다. 공정위는 검찰에 업체들을 고발했다. 이 고발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리니언시(자진신고 면제)로 고발에서 제외된 2곳과 법인합병으로 공소권이 없어진 삼성물산을 제외한 10개 건설사를 기소했다.

1심 법원은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엔 벌금 1억6000만원, 한양건설엔 벌금 1억4000만원, 한화건설과 SK건설엔 벌금 9000만원, 경남기업과 삼부토건 및 동아건설산업엔 벌금 2000만원을 각 선고했다. 송씨 등 건설사 소속 임직원들에겐 각 벌금 500만~3000만원이 선고됐다.

1심 법원은 "이익을 극대화하려 담합을 해 공사입찰에서의 경쟁을 저해했다"며 "공정거래법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 법원은 범행 가담 정도가 큰 GS건설 임직원 송씨와 대림산업·대우건설 임직원 2명에 대해선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른 10개 건설사에 대해선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 법원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 창의적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공정거래법 취지를 크게 훼손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2심 법원은 일부 감형한 이유에 대해서 "피고인들이 범행 뒤 나름대로 담합 재발방지 조치를 취했고, 재정악화로 과징금을 면제받은 일부를 제외한 건설사들은 상당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해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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