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쏟아진 하루…日 영향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8.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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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미중 무역분쟁에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신라젠 '쇼크'까지…실제 日 규제 피해 현실화까지 두고봐야

사진제공=한국거래소사진제공=한국거래소


모든 악재가 하루만에 쏟아졌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대내외 변수에 출렁이는 우리 증시는 기초 체력도 튼튼하지 못하다. 미중 무역분쟁에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여야 맞지만,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은 원화 가치를 달러화보다도 약하게 한다. 2분기 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현실화하고 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9.21포인트(0.95%) 떨어진 1998.1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 종가가 2000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 1월3일(1993.70) 이후 7개월 만이다. 장중 한 때 2000선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2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외국인들의 현·선물 매도가 지수 하락을 불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963억원 어치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0억원, 3612억원 어치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는 6977계약 더 큰 규모로 던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81계약, 3440계약 사들였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도 치솟았다. 미국 정부가 3000만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기로 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된 가운데,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맞물려 원화 가치가 크게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5원 오른 1198원에 마감,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목전에 뒀다. 2년7개월래 최고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곡소리가 났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6.56포인트(1.05%) 떨어진 615.70에 마감했다. 장중 607.01포인트까지 하락해 600선 붕괴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96억원 규모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610억원, 7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급락은 시가총액 상위주인 신라젠 (4,565원 ▼45 -0.98%)이 하한가를 맞으면서 바이오주 전반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라젠은 이날 개장 전 미국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DMC)가 펙사벡 임상 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에서 임상 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신라젠은 하한가로 직행, 3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하한가에 쌓여있는 매도 물량이 1424만주로, 44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신라젠 악재에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헬릭스미스 (4,410원 ▼15 -0.34%), 메디톡스 (129,300원 ▼2,900 -2.19%), 코미팜 (4,140원 ▼5 -0.12%)도 1~5%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하방 지지대를 찾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증시를 지지할 국내 경제 펀더멘털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지지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코스피가 금융위기 당시 PBR(주가순자산비율) 근처에 도달했지만, 수급이 얇아 급등락이 나타날 수 있다. 1980선이 기술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규제가 언제, 어디까지 영향을 줄지 알수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피해가 나타날 10월 이후, 좀 더 멀리는 아베 총리 임기가 마무리될 2021년 9월까지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시점인 오는 28일 전 극적으로 봉합되는 시나리오가 최선이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결국 실제 피해 여부가 확인될 10월 이후에야 시장이 일본 수출규제 이슈를 제대로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익 없는 투매보다는 보유를, 관망보다는 4분기 시장 기류 변화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격 매수 전략이 현 장세를 돌파할 궁극적 해법"이라며 "중국 소비주보다는 미국 수출소비재인 IT, 자동차 등에 주목해야하고, 고배당주, 우선주, 리츠 등도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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