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로이터통신은 대치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시위도 '문화 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중 재밌는 건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인들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인들간 벌어지고 있는 '빵 전쟁'입니다.
/사진=로이터통신.
9월 중순 한국의 추석 연휴격인 '중추절'을 앞두고 월병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같은 아이디어는 폭발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시위 지지자들의 '성지'로 군림하면서 수시간 거리의 손님도 찾아온다고 합니다. 하루 600개의 월병과, 200개의 쿠키를 만들 수 있는 이 빵집은 7월에 밀린 주문만 20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로이터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말 홍콩 시위에 불만을 가진 중국인들이 분노를 표출할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면서 "홍콩의 월병과 에그롤 등을 사먹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 상에서 '와이탕' 빵집의 선전에 맞서 홍콩 위안롱구에서 만드는 월병과 에그롤, 라오포빙 등 각종 빵과 과자를 구매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위안롱은 과거부터 중국 본토에서 이주한 이들이 정착해 빵집을 운영하기로 유명합니다.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아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율도 떨어지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최근엔 위안롱구 지하철역에서 정체불명의 흰색 티셔츠를 입은 무리가 시위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중국인들은 이것이 위안롱 주민의 소행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웨이보에는 "지팡이로 홍콩 젊은이들을 '교육'시키는 모습에 행복했다" 등의 글이 올라오면서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홍콩 시위를 막기 위해선 위안롱의 중국인들이 만드는 월병을 사먹어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에서는 지난 한주 동안 위안롱 최대의 제과업체 윙와의 에그롤이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습니다. 제품 리뷰에는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이들의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웨이보에는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사진=웨이보 캡처.
13세기 몽골의 칭기스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중국인들은 월병에 비밀 메시지를 새겨 항전 의지를 다졌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엔 홍콩인들이 과거와 똑같은 방법으로 중국에 맞서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점점 거세지는 정부의 탄압에 홍콩인들은 월병으로 똘똘 뭉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