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국가 제외]시민들 "가미가제식 보복…오만함에 강력 대응해야"

머니투데이 사건팀 사회부 2019.08.0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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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결정에, 시민들 "한국 얕잡아 봐, 불매운동 매진해야" 분노

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 학생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 선언'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 학생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 선언'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결정에 대해 시민들이 "가미가제식 보복"이라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한달째국내에 일고 있는 '불매운동'과 '반(反) 일본 정부' 움직임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 다수는 일본 정부를 향해 분노를 표하며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 일부 시민은 갈수록 냉각되는 한일 관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2일 오전 서울역에 모인 시민들은 TV 뉴스화면을 통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를 표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0대 최모씨는 "(백색국가 제외)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났다"며 "솔직히 우리 정부가 일본한테 깨질 것(더 큰 손실을 입을 것) 같기도 하지만 강력한 맞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모씨(43)도 "일본이 한국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한국을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일본 여행이나 불매 운동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화문 인근 직장에 다니는 정모씨(38)는 "언론에서 가미가제(일본군 자살특공대)식 보복이라고 하는데 맞는 표현 같다"고 평가했다. 정씨는 이어 "(무역조치로) 일본 역시 피해를 볼 텐데, 역사적 과오는 인정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대응하는 게 이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사원 이승진씨(33)는 "한일 외교갈등 사태가 길어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면서도 "일제강점기 때 우리 국민이 본 피해에 대해 (우리 국민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다"고 말했다.


불매운동과 일본 아베 신조 내각 규탄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대사관 앞에서 만난 김모씨(56)는 "오만한 일본의 행동에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이번에 또 굴복하면 식민 야욕을 드러낼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이 많은 대학가에서도 계속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등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촌에서 만난 연세대학교 재학생 이모씨(23)는 "요즘 유니클로 같은 일본 상품 판매점을 가는 것을 꺼린다"며 "일본이 역사문제를 갖고 무역보복 하고 있는데, 당장은 우리가 피해를 입겠지만 해결까지 우리 국민들이 단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모씨(21)도 "기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어르신을 본 기억이 난다"며 "앞으로 일본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더라도 정부가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고, 시민들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정부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장기화하는 한일관계 냉각에 우리 정부의 대응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모씨(32)는 "지난달 초 1차 경제 보복후 외교적으로 해결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고 보는데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정부에 약간의 실망감을 느낀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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