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도발]트럼프·日·北 '트리플 악재' 코스피 2000선 붕괴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황국상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19.08.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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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1990선도 깨져…日 악재 이미 반영된 이슈…트럼프 中 추가 관세 발언 영향 커…증시 전문가들 "1985선서 하방 지지"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일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 심사 우대 대상) 배제, 북한의 추가 발사체 발사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붕괴됐다. 2000선 붕괴는 1월 4일 이후 7개월 여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8~9월 증시 불안요소가 구체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한동안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오전 10시 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1.27포인트(1.05%) 내린 1996.0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9.25포인트(1.49%) 내린 613.01을 기록 중이다. 외환시장 불확실성도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이후 다시 12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10시 13분 현재 전날보다 3.70원 오른 119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전일 대비 1.37%(27.70) 하락한 1989.64까지 급락했으나 곧바로 1990선을 회복한 뒤 소폭 상승전환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전반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한동안 코스피에서 바닥다지기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적인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개별 뉴스에 따라 전체 장의 변동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체 장은 변동세가 크면서 바닥을 잡아가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저점인 1985선에서 하방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오히려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은 최악의 국면에서 조금씩 벗어나 전년 대비 10% 하락 전망이 나왔으나 최근에 3% 하락 수준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가 우리나라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점을 증시 불안요소로 지적했다.


그는 "내달 7일 발표되는 MSCI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A주 편입이 증가하고 국내 편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오는 9월 1일 미국 관세부과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수급적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코스피는 2000선, 코스닥은 600선 두 라인이 흔들리는 모멘텀을 지나갈 것"이라며 "코스닥의 경우 글로벌 증시에서 하락율이 가장 높은 지수이다 보니 더 하락한다기 보다는 하방을 울퉁불퉁하게 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나 미·중 무역갈등 모두 시행 시점까지 아직 시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전까지 증시 변동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열리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관련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배제될 경우 수출규제는 21일 후인 오는 8월 23일경부터 적용된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의 대중국산 제품 관세 부가 시작 시점은 오는 9월 1일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이미 증시에서 반영된 이슈"라며 "오늘 하락세는 트럼프의 중국 추가 관세 발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라젠 미국 임상 중단 권고 소식도 코스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로선 어떤 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이고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주가도 요동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리스크로 인해 시장 전반이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움츠려든 국면이 있다"며 "개별 업종·종목에 국한된 악재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확인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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