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펀드, 바이오 덜어내고 건기식 담는 이유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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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株 약세로 포트폴리오 조정…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자금 몰려

헬스케어펀드, 바이오 덜어내고 건기식 담는 이유


최근 몇년 사이 큰 인기를 끈 헬스케어펀드들이 제약·바이오주 보유 비율을 낮추고 있다. 바이오 산업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률을 보전하기 어렵게 된 탓이다. 이에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헬스케어펀드 연간 설정액은 2014년 879억원 규모에서 올해 7185억원 규모로 8배 넘게 성장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널뛰기를 했다. 국내주식형 헬스케어펀드들은 3년전까지만 해도 꾸준히 수익을 냈지만, 최근 2년 사이 수익률이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평균 -1.75%의 손실을 기록해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코스닥벤처팀장은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악재가 겹쳐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며 "그래서 최근 들어 헬스케어펀드 내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 비중을 낮추는 대신 성장세가 유망한 의료기기, 피부미용,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헬스케어펀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이 호전된 것도 이 포트폴리오 조정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건강기능식품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평균 소득 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서다. KB증권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연 평균 8.5% 성장하고 있고 현재 2조원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2009년 803억달러(약 95조원)에서 2015년 1179억달러(약 140조원)로 확대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관련 종목을 골라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투자 자금까지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헬스케어펀드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진 종목 중 하나가 뉴트리 (9,610원 ▲20 +0.21%)다.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에버콜라겐'으로 유명한 뉴트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1305억원과 12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49.6%, 28% 증가한 수치다. 홈쇼핑 등으로 판매 채널이 확대돼 왔고 올해 하반기 중국 수출도 예정돼 있다.


주가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1만5300원으로 올해 들어 27.5%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가 80만여주, 연기금 등이 30만여주 등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4월 중순 2만7000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하락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뉴트리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목표주가를 2만6000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1위 기업 노바렉스 (9,760원 ▲10 +0.10%)도 헬스케어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350여종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2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한 노바렉스는 820억원을 들여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426억원과 163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32.8%, 44.2% 늘어난 것이다. 주가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2만2150원으로 올해 들어 44.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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