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감 준 美금리인하, 시장 변동성 더 커질까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8.0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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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파월 의장 매파적 발언으로 美 증시 급락…"추가 완화 불확실성 여전"

연준파월 / 사진제공=로이터연준파월 / 사진제공=로이터


금리인하에도 시장의 실망은 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장기적 금리인하 사이클이 아니다"고 발언하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꺾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3.75포인트(1.23%) 떨어진 2만6864.2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2.80포인트(1.09%) 내린 2980.3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98.19포인트(1.19%) 내려앉은 8175.42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애플을 빼고 모두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2.25%로 낮아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이번 금리인하가 보험성 인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명서는 "경기 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이 불확실하고, 글로벌 상황과 낮아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이번 인하가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중간 조정(Mid-cycle Adjustment) 단계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적극적으로 시사하지 않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연준의 이번 행동은 예견된 내용이었으며, 일정 정도 시장에 선반영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어 한국 증시 조정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9월 FOMC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린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연준의 추가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며 "미국의 제조업 경기 및 기업 투자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나 서비스업 경기와 민간소비가 견조해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무역 갈등이 더욱 심화돼 경기에 미치는 하강 압력이 거세진다면 연준이 이에 대응해 금리를 더 인하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추세적 인하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두언·차혜민 KB증권 연구원은 "7월 FOMC 이후 나타난 금융시장의 불안한 반응들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 기자회견 종료 직후 미국 주가는 급락했고 미국 달러화는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글로벌 경기 여건, 낮은 물가에 대한 통화당국 차원의 우려가 확인된 만큼 이번 인하 이후에도 여전히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향후 3회, 75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FOMC의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에서 불확실성 요소를 하나 제거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시각은 엇갈린다.

서 팀장은 "지난 7월 말 한국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한일 마찰, FOMC 등 여파로 거래대금이 하루 3~4조원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했다"며 "시장 예상과 같이 금리를 인하한 FOMC 결과는 호재·악재를 불문하고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25bp 금리인하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것이었지만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겼다"며 "장기적으론 연준의 추가 완화정책과 다른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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