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에 다시 군산 꽃새우 쓴다는데…서해 해양쓰레기 '찝찝'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7.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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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8만톤 해양쓰레기 발생… 80%는 플라스틱

지난 19일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어민 황모씨(48)가 잡은 아귀의 뱃속에서 500ml 플라스틱 페트병이 나왔다.(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2018.11.23/뉴스1지난 19일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어민 황모씨(48)가 잡은 아귀의 뱃속에서 500ml 플라스틱 페트병이 나왔다.(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2018.11.23/뉴스1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코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이가 발견돼 전세계적으로 해양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국내 바다 역시 해양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실시한 제2차 해양쓰레기관리 기본계획 수립연구(2013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약 18만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뉴시스DB뉴시스DB
이중 적지 않은 양이 서해 바다에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해에만 4만9227톤(42.6%)의 침적쓰레기가 존재한다.



해양쓰레기는 연안 지역 미관 훼손, 해양 생태계 파괴, 연간 3800억 원에 달하는 수산업 피해 발생 등 다양한 피해를 유발한다. 해양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수산물을 소비하는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19일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어민 황모씨(48)가 잡은 아귀의 뱃속에서 500ml 플라스틱 페트병이 나오며 해양쓰레기가 수산물 먹거리 안전을 어떻게 위혐하는지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농심 새우깡 / 사진제공=오승주농심 새우깡 / 사진제공=오승주
앞서 48년간 새우깡 주원료로 연간 300톤 가량 군산 꽃새우를 구매해온 농심이 꽃새우를 미국산으로 전량 바꾸기로 한 것도 서해 바다의 해양 쓰레기가 이유였다.



농심 측은 서해 바다 환경 악화로 꽃새우에 이물질이 많아져 점차 국산 물량을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심은 군산 꽃새우만을 원료로 사용하다가 최근 3년간은 국산과 미국산을 반반씩 사용해왔고, 아예 미국산으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군산 꽃새우 가격이 전년 대비 46% 하락하는 등 군산 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당하자 농심은 품질 보장을 조건으로 군산 꽃새우를 다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대해 농심이 서해 바다 환경악화를 변명으로 삼을 뿐 값싼 수입산을 주원료로 대체하기 위한 수작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농심은 '너구리'가 출시된 1982년부터 매년 약 400톤의 완도 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으며, 1972년 출시된 '꿀꽈배기'에도 매년 170여톤의 국내 채집 천연 아카시아꿀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국내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국민 먹거리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쓰레기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는 꾸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만큼 민간에서의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해양쓰레기의 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단체의 자발적 수거활동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봤다.

황 위원장은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서는 정부 노력 뿐 아니라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섬이 많은 전라남도와 같이 인구감소 및 고령화가 심각한 쓰레기수거 사각지대인 도서지역에서 실시되는 민간단체의 활동은 우선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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