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투자사들 "우리 좀비기업 아니에요"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19.07.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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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네패스신소재, 리드 등 '라임 리스트' 11개 기업 기자간담회…"주가 급락·돈 줄도 막혀"

30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준영 기자30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준영 기자


라임자산운용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우린 좀비기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라임운용은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TRS) 등을 이용해 부실 기업들의 CB(전환사채)를 편법으로 거래, 수익률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우량한 기업들에도 덩달아 색안경을 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네패스 (17,680원 0.00%)신소재, 리드 (38원 ▼51 -57.3%), 젬백스 (11,200원 ▲140 +1.27%) 등 11개 기업 관계자들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주가 하락과 거액의 시가총액 증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민근 네패스신소재 이사는 "주식담당자가 받는 질문 대다수가 라임이 정말 (회사에) 투자를 했느냐"라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라임 투자 리스트에 포함된 주요 기업들의 한 주간 시가총액이 3300억원 정도가 증발하는 등 코스닥(지수) 하락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가 하락 외에 펀딩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상황 역시 심각하다고 밝혔다. 특히 벤처기업들은 신기술 투자를 위해 펀딩을 받기로 한 상황에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라임자산운용과 거래했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정훈 에스모 대표는 "2년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자율주행 비즈니스를 (라임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우리 CB를 매입했다"며 "갑작스럽게 라임이 CB 투자했다는 것만으로 안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제주형 차랑공유 플랫폼 '끌리면타라' 서비스를 운영하는 제주스타렌탈도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380억원 규모 펀딩투자가 지연되면서 날마다 약 3억원 손실이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여행 성수기 시즌, 렌터카와 공유서비스차량 증차가 원활히 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명준 리드 대표는 "계약을 취소하는 거래처도 나오는 등 압박이 굉장히 심하다"며 "사태가 장기화 되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액투자자, 직원까지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은 대형증권사와 TRS(Total Return Swap) 계약을 맺고, 라임자산운용의 지시로 편입한 전환사채(CB)를 라임자산운용의 자펀드나 장외업체로 넘기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조절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라임운용이 10억원 규모의 지투하이소닉 지분 전량을 매도한 다음 날 바로 거래가 정지된 것과 관련, 소액주주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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