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도 반한 '빨간맛' 그 맥을 잇다

머니투데이 순창(전북)=정혁수 기자 2019.07.3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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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4회)]전북 순창군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전국서 비법 배우러 年 4만명 '발길'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작은 산골마을로 출발 외국인·청소년 등 연간 4만여명 발걸음
-"전국 최고 마을 만들자" 농촌환경 개선 등 마을주민 '웃음꽃'



"순창고추장이 전국 제일의 고추장이 된 사연을 아시나요?
"이성계와 그 스승인 무학대사가 1만일동안 기도했다는 절은 어디인가요?

지난 29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 회문산 자락에 위치한 '순창 고추장익는 마을' 체험장. 이날 전남 고흥에서 올라온 귀농·귀촌인 50여명은 체험에 앞서 고추장 역사 배우기에 한창이었다. 참가자들은 "순창 고추장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나니 더 깊은 맛을 느끼게 됐다"며 좋아했다.



'고추장 익는 마을' 최형민(40) 팀장은 "순창 고추장의 시원지(始原地)인 이 곳에서 전통 고추장의 노하우를 배우고, 직접 고추장을 담다보니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영농조합법인 '순창 고추장익는 마을'은 전북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작은 산골마을에 한 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무려 4만여명에 달한다. 예전엔 '안정마을(행정명)''산내마을(자연부락명)''녹색농촌마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웠지만 요즘엔 '고추장익는 마을'로 단일화 됐다.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평범한 산골 마을이 명소가 된 데에는 최광식(67·영농조합법인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 대표)씨 등 마을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 마을엔 순창 고추장의 시원지(始原地)로 알려진 만일사(萬日寺)라는 절이 있다.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계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다. 또 주변 회문산은 6·25 전쟁당시 북한의 남부군 총사령부가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최광식 대표는 "낙후된 마을을 바꾸기 위해서는 모멘텀이 필요했다"며 "순창 고추장의 비사가 얽힌 만일사를 소재로 스토리 텔링에 나섰고, 주민들과 함께 전통 고추장 담그기, 계곡 보트타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했다"고 말했다.


펜션을 새로 짓고, 인절미 만들기, 다슬기 잡기, 만일사 탐방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성계의 조선건국의 꿈을 연상시킨 '태조이성계 꿈길' 코스도 개발했다. 볼거리를 위해 300여개의 항아리조형물을 설치하고 방문객 쉼터를 곳곳에 조성했다.

체험프로그램에서 발생한 수익은 주민들과 공유했다. 장학기금 1억2000만원을 조성, 주민 자녀들을 지원했고 마을 발전기금도 해마다 300만원씩 기부, 주민 화합을 이끌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07년 7000여명에 불과하던 체험객은 2010년 1만5000여명, 2012년 3만5000여명에 이어 2017년엔 4만여명을 기록했다.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최광식 한국팜스테이중앙회장(왼쪽)과 최형민 고추장익는마을 팀장.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최광식 한국팜스테이중앙회장(왼쪽)과 최형민 고추장익는마을 팀장.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29일 전북 순창군 고추장익는 마을의 모습. / 사진=순창(전북)=이기범 기자 leekb@
미래 주역인 아이들을 위해 '스쿨팜'(school farm) 교육도 힘섰다. 학교로 직접 찾아가 전통 장류 및 발효식품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렸다. 고추장 체험 및 고추장퓨전 샌드위치 체험을 진행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 최광식 대표는 "고추장 체험 등을 통해 방문객이 늘면서 마을 전체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전국에서 제일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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