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만에 금리 내린다…주가는 오를까?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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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美금리선물시장, 0.25%p 금리인하에 75% 베팅…연내 2∼3차례 추가 금리인하 기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린 건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에야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다시 시작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 유력시된다. 시장은 올해말까지 2∼3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도 기대하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횟수 또는 폭에 따라 주식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美금리선물시장, 금리 0.25%p 인하에 75% 베팅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이 75.0%에 이르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5.0%에 그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다.



금리 결정의 마지막 변수였던 미국의 2/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저조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금리인하를 확실시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 상무부가 내놓은 미국의 2/4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1%였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1.9%보단 높지만, 1/4분기(3.1%)에 비해선 1%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인하 폭이다. 25bp가 시장의 중론이지만, 50bp 인하에 베팅한 세력도 적지 않다. 남은 금리인하 여지, 즉 '실탄'이 적을 땐 강력한 초기대응이 효과적이란 게 이들의 논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준에 사실상 50bp 이상의 '대폭 금리인하'(big cut·빅컷)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유럽연합)과 중국은 기준금리를 더 내려 (금융) 시스템에 돈을 퍼부을 것"이라며 "(연준의) 소폭의 금리인하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 가운데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 최소한 2명이 금리인하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50bp 이상 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FOMC 위원들 가운데 대표적인 '비둘기'(통화완화주의자)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최근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극적인 인하가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내 2∼3차례 추가 금리인하 기대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주식시장의 랠리가 시작될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추가 금리인하 여부가 관건이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 자체보다 정책성명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날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올해말까지 △75bp 금리인하에 37.2% △50bp 인하에 34.1% △100bp 인하에 16.2% 씩 베팅하고 있다. 31일 이후에도 연내 25bp씩 2∼3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인버니스 카운슬의 팀 그리스키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준의 발표, 특히 경기전망이 증시 향방의 열쇠"라며 "시장의 관심은 이미 추가 금리인하 여부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인하의 최대 변수는 미중 무역전쟁과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폭이 될 전망이다.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선 약 석달 만에 미중 고위급 대면 무역협상이 열리지만, 타결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년 11월 미 대선까지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CB의 경우 최근 통화정책회의 직후 오는 9월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조치를 사실상 예고했다.

일각에선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주식전략가는 "최근 주가 급등은 다시 실패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하는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률 수준으로 경기를 돌려놓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비둘기'로 기조를 선회하면서 주식시장의 가치평가는 매력적으로 바뀌었지만, 실물경기는 더 이상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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