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약·바이오 조정 "와야할 것이 왔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7.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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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 할 것이 왔다.”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코스닥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에 대한 증시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국내 증시의 제약·바이오 종목이 반드시 한번은 크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일부 제약사의 성공에 시장 전체에 거품이 끼었다는 이유에서다.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올해 증시에서 눈에 띄게 부진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균주 논란, 에이치엘비의 임상 3상 실패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탓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기술 반환 소식과 신라젠 임원의 보유지분 전량 매각 등의 소식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극대화시키며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로인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지난해 말 1만1626.69에서 지난 29일 8971.79로, 코스닥 제약지수는 9010.83에서 7047.32로 각각 22.83%, 21.79%씩 하락했다. 엄청난 낙폭이지만 이 전문가는 “그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이는 비정상적 상황이었다”며 “최근 하락은 공매도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지나치게 올랐던 주가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본다”고 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이 전문가의 말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제약·바이오 종목이 더 큰 낙폭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임상 3상에 있는 신약이라도 언제든 실패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인데, 이제서야 주가에 상식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한양행은 대규모 기술수출을 발표했지만 주가 변동은 이전만큼 크지 않았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투자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재에 급등하지 않는다고 제약·바이오의 전망이 나빠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완만해진 상승 곡선은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가 ‘투기’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미래 세대의 먹거리’로 꼽힌다. 거품이 걷어지고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최근의 시간은 우리 나라의 미래 산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태성 기자 / 사진제공=외부이태성 기자 / 사진제공=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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