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30선마저 내줘…코스닥은 2년3개월만에 최저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7.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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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투자심리 회복돼야 반등…이번주 2000선 수성 분수령 "이벤트 지켜봐야"

코스피 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하며 2030선을 내줬고,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그동안 주가를 지탱하던 외국인이 매도에 가세하며 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회복이 선행돼야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어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78포인트(1.78%) 하락한 2029.48로 마감했다. 2100선을 내준지 4거래일 만에 2020선까지 밀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81포인트(4.00%) 하락한 618.78을 기록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29일 5% 넘게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7년 4월 14일(618.24) 이후 2년 3개월여만에 최저치다.



이날 지수 하락은 외국인 매도세가 나오는 와중에 매물을 받아줄 주체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는데, 11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하락세는 외국인 매물이 출회하는데 매수주체가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라며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안 좋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2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적 악재까지 겹치다 보니 주가가 많이 빠진 상황임에도 저가 매수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개도국 혜택 제외 발언도 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시가총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고, 수급 부담도 지속돼 지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코스닥 바이오기업에 대한 공매도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4,475원 ▲65 +1.47%)의 경우 이번달 공매도 금액만 1000억원이 넘고 신라젠 (4,445원 ▼65 -1.44%),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등도 공매도 금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스닥 전체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2.43%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주가 하락이 추가적인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심리는 극도로 악화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화이트리트 제스외 여부와 오는 31일 발표되는 수출입 실적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이 때문에 국내 주요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각종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투자심리마저 위축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시장의 12개월 예상 자산총계는 1500조원인데 2006년 이후 PBR(주가순자산비율) 최저점은 0.81배, 하단 평균은 0.85배"라며 "자산총계와 PBR 하단 평균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는 1990이 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취약한 투자환경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며 8월 코스피 밴드를 1980~2100으로 제시했다.

바닥을 찍고 반등할 시점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시각이다.

이 팀장은 "2020년까지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은 낮다"며 "상대적으로 약한 펀더멘털,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 글로벌 최하위에 위치한 이익모멘텀 등 때문에 글로벌 증시대비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 소외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31일(현지시각)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2일(현지시각)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이벤트 결과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이번주가 코스피 지수 2000선 수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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