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1위 쿠팡, "판매자에 재고량 입력 요구" 왜?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9.07.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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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가 직접 재고 수량 기입…쿠팡 "실 재고 수량 확인 위한 것"

e커머스 1위 쿠팡, "판매자에 재고량 입력 요구" 왜?


국내 최대의 e커머스업체 쿠팡에서 지난주 터진 초유의 주문오류 사태와 관련, 쿠팡의 판매 관련 데이터의 백업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늘어나는 고객주문 처리와 마케팅에 집중하다보니 백업 등 시스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정보기술(IT) 투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4일 초유의 주문오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최근 판매자들에게 직접 판매상품의 실 재고 수량과 가격을 업데이트해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

쿠팡은 공지를 통해 "현재 남아있는 실 재고 수량을 최대한 빠르게 WING(판매자 전용 사이트)에서 업데이트해달라"며 "이슈 기간 동안 가격이 변경된 상품의 경우, 현재 WING에 입력돼 있는 판매가가 변경된 최신 가격이 아닐 수 있으니 확인해달라"고 했다. 이어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상품의 경우 계속 주문에 실패하는 등 추가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니 신속히 업데이트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이 판매자들에 직접 재고 수량을 입력해달라는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 고객과 파트너사가 많은 e커머스의 경우 각종 장애 등 유사시를 대비해 판매, 재고 관련 데이터를 복제한 이중화 또는 삼중화 시스템을 운영한다. 현재 데이터를 원격지에 똑같이 저장하는 백업시스템이 그것이다. 사고로 데이터가 유실되면 즉시 다른 저장소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복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백업시스템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오전 이른 시간부터 주문 오류 사태가 발생했지만 쿠팡은 바로 재고 수량을 복구하지 못했다. 또 재고 수량을 '5'로 고정하고,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임시방편 조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사이트 오류가 났을 경우 기존에 백업해둔 데이터를 복원해 서비스를 복구하고, 오류 기간 접수된 주문 건수를 일일이 확인,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오전 7시부터 오전 11시까지 4시간 가량 먹통이 되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백업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쿠팡 관계자는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재고 데이터베이스의 기술적 문제에 따른 것이지 재고 데이터베이스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업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베이스에 특정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판매자들에게 실 재고 수량을 직접 기입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판매자들은 쿠팡을 통해서만 판매하지 않는다"며 "오류 기간 바뀌었을지 모를 판매 상품들의 실 재고 수량을 확인하기 위해 판매자들이 직접 기입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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