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농우바이오 R&D본부장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고, 맛이 좋아지거나 병충해에 강해지는 만큼 농가들은 새로운 모종에 관심이 많다. 최 본부장은 1988년 입사해 약 30여년간 고추 모종 개발에 힘을 쏟다가 2017년 R&D본부장으로 취임, 이제는 회사의 모든 종자 개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농우바이오는 고추 뿐만 아니라 각종 야채, 과일의 종자를 개발한다. 껍질이 검은 수박, 대추 모양의 방울토마토 등이 모두 농우바이오 작품이다.
농가가 선호하는 종자의 유행도 계속 변하는 중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 먹을 것이 부족해 가장 첫번째 목표가 수확량이었다면 1990년대에는 내병성을 가진 품종이 선호됐다. 최 본부장은 “내병성을 강화하려고 다른 품종을 섞다 보니까 품질이나 맛이 하락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옛날 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2010년까지는 내병성과 맛, 광택 등 품질 측면으로 유행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품종을 심어서 수익이 늘어난 농가에서는 지나가던 나를 불러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성과가 좋지 않으면 멱살을 잡는 경우도 있다”며 “아무래도 신품종의 경우 가격이 있으니까 농부들의 기대가 있는데 이를 맞춰줄 수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품종 하나를 개발하는데 최종 결과물을 보려면 12~13년이 걸린다”며 “많은 노력과 투자가 들어가는데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정부 등에서 종자산업이 좀더 경쟁력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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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우바이오는 미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진출해있다. 해외 연구 역시 최 본부장이 총괄한다. 공기, 물 등 재배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종자 역시 현지에 맞게 개발하는데 힘쏟고 있다. 미국법인은 중남미 할라피뇨 고추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는 산동에 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 꿈이 농장 하나 가지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큰 농장을 갖게 됐다”고 웃었다. 이어 “국내 농업은 점점 축소되는 만큼 회사의 미래가 해외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종자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