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굴착기·태양광..공모주 몰려도 IPO 흥행 돌풍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7.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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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본격화된 IPO 슈퍼위크, 공모일정 겹쳐도 줄줄이 흥행…증시 불확실성 지속되며 공모주 투자수요↑

AI·굴착기·태양광..공모주 몰려도 IPO 흥행 돌풍


하반기 시작된 IPO(기업공개) 슈퍼위크 속 공모 기업이 줄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 일정이 빽빽하게 겹치며 기업별로 편차가 나타날 것이란 일각의 우려는 빗나갔다.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모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공모 기업 11개 중 절반이 넘는 6개의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었다. 지난 6월 수요예측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수정을 요구받아 이달로 일정이 지연된 세경하이테크를 제외하면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의 평균 경쟁률은 853대 1에 달한다. 세경하이테크를 빼고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은 모두 희망공모가밴드 최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흥행 열기는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이어졌다. 세경하이테크를 제외하고 이달 청약 결과가 집계된 7개 기업 중 5개의 경쟁률이 700대 1 이상이다. 이중 대모, 한국바이오젠은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었다.



이달 첫 공모 절차에 돌입한 플리토부터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레이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플리토처럼 언어 빅데이터 기반으로 AI(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뿐 아니라 굴착기 부속장비, 태양광 전력변환장치, 반도체 소재, 공장 자동화 설비, 의료기기 등 사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두 비교적 높은 투자 수요를 이끌어냈다.

이는 연초 활황을 이어가던 IPO 시장이 2분기 들어 다소 주춤했던 분위기를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난 5월 공모 일정에 돌입한 바이오 기업 수젠텍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75대 1에 그치며, 올해 첫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은 1.48대 1로, 가까스로 미달을 면했다. 이어 지난 6월 공모 시장에 등판한 화장품 용기 회사 펌텍코리아는 청약 경쟁률 0.51대 1로, 올해 첫 미달이라는 쓴맛을 봤다. 펌텍코리아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5.75대 1로, 올해 공모 기업 중 가장 낮다.


상반기 막바지 공모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흥행 참패 기업이 등장하면서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았다. 앞서 SK증권은 하반기 IPO 시장을 전망하며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 기업이 갑자기 늘어나며 분주해졌지만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연초대비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과 상장 이후 수익률 흐름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지난 3월 이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줄줄이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서 업종별, 기업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같은 기간에 공모 일정이 겹칠 경우 공모주 투자자가 청약에 넣은 돈이 환급받기 전까지 묶이는 등 영향으로 공모주 간 흥행이 엇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하반기 시작하자마자 IPO 시장이 달아오른 이유는 증시 불확실성 지속 영향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공모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는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90~200% 사이에 형성되기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서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최대 10%인 반면, 최대 10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의 경우 상장 첫 날 매매가 활발한 편이다.

또 최근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를 찍는 등 공모 기업이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삼는 종목들의 주가가 낮아진 상황이라, 비교적 저렴하게 새내기주를 살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IPO 슈퍼위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모주 흥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IPO 시장 특성상 투자심리가 오랜 기간 이어지기보다 시차를 두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오는 8월부터 나노브릭, 마니커에프엔지, 캐리소프트, 네오크레마가 줄줄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은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활발해지는데, 최근 공모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되는 등 흥행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AI, 핀테크,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등장하며 업종 다변화가 나타나고, SK바이오팜 등 대어급 기업도 등판할 예정이라 시장 흐름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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