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완판' 카뱅 5% 예금 못했다면…직접 만들 수 있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9.07.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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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73>기대수익률 5% 포트폴리오 직접 만들기(DIY)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1초 완판' 카뱅 5% 예금 못했다면…직접 만들 수 있다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1000만 고객 달성 기념으로 지난 22일 판매한 연 5%(세전) 금리의 특판 예금(12개월)이 희망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가입 개시 1초 만에 100억원린 한도가 모두 소진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세계일보는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카뱅 5% 특판 예금에 약 106만명이 사전신청을 했고 오전 11시 가입 시작을 전후로 약 10만명이 일시에 접속해 이중 1383명이 가입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낮춘데다 연 2% 금리를 주는 시중 은행 예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카뱅의 5% 특판 예금에 수만명의 가입자가 몰린 건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또한 카뱅 5% 특판 예금 가입에 실패해 '대박' 기회를 놓친 수많은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당초 한도가 100억원에 불과했고 가입금액이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로, 모두 100만원을 가입한다고 가정해도 가입자는 많아야 1만명이 최대였다.

카뱅의 5% 특판 금리는 시중 정기예금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대~단한' 금리다. 현재 카뱅의 일반 정기예금 12개월 금리는 2%에 불과하다. 만약 500만원을 카뱅 5% 특판 예금에 넣었다면 1년 후 세후 총수익금으로 21만1500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을 돌려보면 카뱅의 5% 특판 예금에 버금가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여러 투자상품을 혼합해 기대수익률 5%를 얻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카뱅 5% 특판 예금에 버금가는 투자상품에는 △P2P 투자와 △배당주 투자 등이 있다. P2P 투자는 은행 예금과 달리 원금이 보호되는 상품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지만, 그에 상응하게 기대수익률이 높다. P2P 투자는 한마디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이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면서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사람에게 맞는 투자상품이다.

P2P 투자는 크게 신용 채권과 부동산담보 채권으로 나뉘는데, 투자등급이 가장 높은 채권을 선택하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부동산담보 채권은 부동산이 담보로 잡혀 있어 신용 채권보다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예컨대 신용 채권만을 판매하는 P2P업체 렌딧의 경우 기대수익률 8% ‘등급 A’ 채권(12개월)에 500만원을 투자하면 1년 후 예상 세후 총수익금(세금 및 수수료 제외)은 약 24만6000원이 된다.

부동산담보 채권을 판매하는 P2P업체 어니스트펀드의 경우 기대수익률 7% ‘등급 A1’ 1순위 아파트담보채권에 500만원을 투자하면 1년 후 예상 세후 총수익금은 약 18만3751원이다. 또 다른 P2P업체 피플펀드의 기대수익률 8% 후순위 아파트담보 채권은 1년 후 총수익금으로 약 22만9327원이 예상되고, P2P업체 8퍼센트의 기대수익률 9.57% ‘등급 A’ 아파트담보 채권은 약 28만6636원의 총수익금을 예상할 수 있다.

배당주 투자도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고 원금을 보호받지도 못한다는 측면에선 은행 예금보다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게다가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이 발생할 경우 추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업은 향후 이익이 크게 감소해 한동안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가 아닌 한 배당금을 쉽사리 축소하려 하지 않는다. 투자자도 단기적인 이익 변동이 아닌 장기적인 미래이익 수준에 맞춰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재무학에선 이를 배당 안정화 정책이라 부른다. 따라서 배당주 투자는 상당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에 속한다.

배당주 투자는 크게 결산배당과 중간(분기)배당으로 나뉘는데, 1년에 한 번 지급받는 결산배당에 비해 3개월 분기마다 혹은 6개월 반기마다 배당금을 수령하는 중간(분기)배당이 투자자 입장에선 훨씬 매력적이다.

예컨대 3개월마다 분기배당을 하는 씨엠에스에듀 (6,760원 ▼180 -2.59%)의 경우 26일 종가 기준으로 1년 시가배당률이 9.82%인데, 지금 500만원을 투자하면 1년간 예상 세후 배당수익금이 약 41만5386원이 된다.

시가배당률이 7.18%(26일 기준)인 쌍용양회 (7,000원 ▼10 -0.14%)에 500만원을 투자할 경우 향후 1년간 약 30만3756원의 세후 배당금수익을 예상할 수 있고, 시가배당률(26일 기준)이 5.05%인 두산 (151,000원 ▲1,100 +0.73%)의 경우엔 향후 1년 동안 약 21만3573원의 예상 세후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다.

초우량주인 삼성전자우 (67,200원 ▲400 +0.60%)POSCO (421,000원 ▼7,000 -1.64%)도 26일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이 3.67%와 3.44%에 달할 정도로 높고 앞으로 주가 상승까지 고려한다면 카뱅 5% 특판 예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우와 POSCO는 향후 1년 내 주가가 1.5%만 올라도 예상 세후 총수익금은 카뱅 5% 특판 예금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리고 특정 상품에 올인해서 투자하지 않고 여러 상품에 골고루 분산 투자를 하게 되면 기대수익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예컨대 P2P 투자나 배당주 투자에 500만원을 전부 투자하는 대신 P2P 투자에 250만원, 배당주 투자에 250만원씩 나눠서 투자하는 게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 차원에서 훨씬 우수한 투자방안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위험회피 성향과 목표 기대수익률에 따라 여러 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을 조정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얼마든지 직접 만들 수 있다. 카뱅 5% 특판 예금에 버금가는 투자상품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카뱅 5% 특판 예금에 가입하지 못했다고 해서 분통을 터뜨릴 일은 아니다.

*표에 들어간 일부 수치(예상 세후 총수익금, 기대수익률)에 오류가 있어 수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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