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이름처럼' 제2의 창업

이대호 MTN기자 2019.07.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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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이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변경으로 '제2의 창업'을 알렸다. 사명에 담긴 의미처럼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회사를 더욱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러셀은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권순욱·김정용 2인과 감사 이병호 선임안을 모두 가결했다. 또한 대표이사를 이강직 1인에서 이강직·권순욱 각자대표로 변경했다.



권 신임 대표이사는 자동화 물류설비 전문기업인 에스엠코어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 출신이다. 지난 2017년 1월 회사를 SK에 매각했으며, SK그룹 스마트팩토리사업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이 대표 등 기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 가운데 37.03%를 인수해 최대주주에도 올랐다. 투자회사 에스더블유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도 3.14%를 취득해 실질적으로 40.17%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지분율은 기존 26.25%에서 7%로, 이동환 전무 지분율은 24.61%에서 4.64%로, 김영권 연구소장 지분율은 4.09%에서 3.14%로 각각 낮아졌다.


이 대표와 이 전무, 김 소장은 SK하이닉스 전신인 LG반도체 시절 장비기술팀 직원부터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지난 2001년 이 대표와 이 전무가 반도체 장비 리퍼비시 시장을 보고 러셀을 창업했고, 2006년 법인으로 전환하며 사업을 본격화 했다. 김 소장은 2005년 러셀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은 새로 합류한 권 대표와 회사를 함께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가 기술과 영업부분을 맡고, 권 대표는 관리부문과 신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런 사업구상은 '러셀'의 사명과 일맥상통 한다. 'Russell'의 뜻은 산악 용어로 '눈이 깊이 쌓였을 때 눈을 헤치고 길을 다지면서 나가는 선두 역할'을 뜻한다. 특히 러셀은 기상 상황과 체력에 따라 대원들이 상호교대하면서 부담을 나눠진다.

창업자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서로를 이끌어주자는 의미에서 사명을 러셀로 지었다. 이제 '새로운 러셀'을 맡는 사람이 권순욱 대표가 되는 셈이다.

특히 러셀은 권 대표의 합류로 자동화설비 사업부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가 SK에 매각한 에스엠코어가 바로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에스엠코어를 직접 인수해 사업을 키운 뒤 대기업에 매각한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하다.

러셀은 주력인 반도체장비 리퍼비시 사업을 넘어 생산 자동화 장비 사업에도 진출한 바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화학용액을 포장하는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강직 러셀 대표이사가 화학용액 포장 자동화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 이미지=2018년 6월 22일 MTN 기업탐탐 중.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한 포토레지스트(감광제)와 컬러 레지스트 생산에 쓰이는 용액 포장용 설비가 그것이다. 첨단 화학소재 국산화가 속도를 낼수록 관련 자동화 설비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축 중인 신규공장 역시 자동화설비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러셀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산업단지 내 건축면적 4,945㎡(부지면적 9,904.6㎡) 신사옥을 신축 중이다. 오는 9~10월경 준공을 예상하고 있다. 기존 충북 진천군에 분산돼 있는 사무실과 작업장, 창고 등을 하나로 모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런 기반 위에서 러셀은 관련 산업 전문가와 손잡고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권 대표님이 자동화 설비에 대한 전문성과 미국·인도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력과 영업력을 모두 확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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