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관계사' 기대에 223억 투자한 개미, 주가는 -62%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7.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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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퓨어유니맥스. 7월 한달간 62% 주가 급락…최대주주들도 급락 전 주식 팔아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이번달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방위산업체 리퓨어유니맥스 (1,505원 0.00%)다. 경영권 인수, 신사업 진출 등 기대감으로 지난 5월부터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이번달에만 하한가를 두번 맞았다. 최대주주들마저 주가 급락 전 주식을 대부분 팔았는데, 이 종목에 이달에만 200억원 넘게 담군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퓨어유니맥스는 과거 한컴유니맥스로 유도무기 및 항공전자 관련 제어 장치를 자체 개발 및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다. 매출 대부분은 방위산업 부문에서 발생한다.



구 한컴유니맥스의 최대주주였던 한컴MDS 등은 미래에프엔지와 라카이코리아 등에게 지분 60%를 318억원에 매각했다. 경영권 매각 이슈가 불거지자 3월 2000원 초반에 불과했던 한컴유니맥스 주가는 5월22일 746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다.

회사를 인수한 이들은 다음달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리퓨어생명과학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명도 인수하는 회사에 맞게 리퓨어유니맥스로 바꿨다. 리퓨어생명과학은 비상장사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동생인 서정옥 전 셀트리온ST대표가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에 리퓨어유니맥스가 범 셀트리온 관계사가 됐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서정진 회장의 동생이라는 점에서 셀트리온이 리퓨어유니맥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돌았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지난 6일 이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섰다. 셀트리온그룹은 "해당 업체(리퓨어유니맥스)의 항암제 신약 개발, AI 기반 헬스케어 사업 확장은 당사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기업 경영진 중에는 셀트리온에서 근무하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을 가진 인물이 있으며 어떤 종류의 협업이나 전략적 제휴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입장이 발표된 후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설상가상 11일에는 회사가리퓨어생명과학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해 하한가를 맞는다. 바이오 사업 진출이 좌절됐다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7월 초 6230원이었던 주가는 곧바로 2000원대로 주저앉았다. 7월 한달간의 낙폭만 62%가 넘는다.


주가가 급락하던 7월 한달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리퓨어유니맥스의 주식을 약 2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대주주인 미래에프엔지와 라카이코리아는 인수 직후부터 지분을 조금씩 팔아 이득을 챙겼다. 특히 신사업 추진 철회 발표 직전인 지난 9일에는 미래에프엔지가 지분 약 16%를 매도해 낙폭을 키웠다. 미래에프엔지는 반대매매 탓에 이같은 매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두 회사 모두 리퓨어유니맥스 지분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리퓨어유니맥스의 최대주주는 라이카코리아인데, 지분률은 5%가 겨우 넘는다. 미래에프엔지가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한 것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모든 손실을 개인투자자들이 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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