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Eat]'중국판 스타벅스', 원조 뛰어넘을까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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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
中토종 루이싱커피, 3년만에 스벅 위협
중동-인도로 전장 확장
성장가능성 놓곤 의견 분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올해안에 스타벅스를 추월하겠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커피가 창업한지 3년째, 첫 매장을 연지는 2년만에 중국시장에서 업계 1위 스타벅스를 넘어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적은 스타벅스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피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이 업체를 적어도 중국에서만큼은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습니다. 루이싱커피는 이제는 판을 해외를 벌려 스타벅스와 정면대결을 하려고 합니다.



[인싸Eat]'중국판 스타벅스', 원조 뛰어넘을까
스타벅스가 20년간 이룬 업적, 2년만에 따라붙은 루이싱
중국에선 루이싱커피를 향해 '중국 역사상 이런 기업은 없었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중국 진출 20여년간 이룬 업적을 창업 3년째에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차량공유업체 유카(UCAR)의 COO(업무최고책임자) 출신인 첸즈야 대표가 2017년 10월 창립했습니다. 중국 1호 커피스타트업인 데다가, 2018년초 본격 영업을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점포수를 525개로 확장하며 영국 코스타커피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창업 1년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넘는 스타트업)에 등극, 중국 역사상 가장 최단 시간이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이싱커피를 '시장의 파괴자'라고 불렀습니다. 영업 첫해에만 중국 20여개 도시에서 2000여개 매장을 열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40개도시에 3000개가 넘는 점포를 확보하면서 업계 1위 스타벅스에 800여개 차이로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차이는 있지만 스타벅스가 중국에 진출한지 20년이 됐고, 점포 1000개를 달성하는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루이싱커피에는 '파괴자'라는 평가가 적절한 듯 합니다. 루이싱커피는 아예 올해 중국 점포수 4500개를 달성,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까지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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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부터 '스타벅스' 저격...해외로 전장 확대
루이싱커피는 탄생부터 스타벅스를 저격했습니다. 스타벅스와 거의 똑같은 경험을 주면서도 가격은 30% 낮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손님을 끌어모았습니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맛을 내기위해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을 연봉의 3배를 주고 대거 스카우트했습니다. 커피머신도 최고급만 써 커피 맛이 뒤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스타벅스보다 30% 더 비싼 원두를 쓰면서도 가격을 30% 낮게 판매하기 위해 매장 면적은 최소화 하고 100% 온라인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배송서비스도 시작해 차별점도 뒀습니다.


지난 5월에는 스타벅스의 본고장인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해 첫날 주가가 50%가까이 치솟는 등 성공적인 데뷔전도 치렀습니다. 루이싱커피는 상장으로 조달한 5억6000만달러(약 6630억원)의 자금을 또다시 점포 확장에 쓰겠다는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첫 해외진출까지 선포하면서 이제는 스타벅스와의 전장을 전세계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2일 이 회사는 쿠웨이트의 아메리카나그룹과 합작해 중동 및 인도에 커피체인을 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첸즈야 창업자는 "루이싱커피가 세계로 진출하는 첫 발걸음"이라며 감격의 소감을 표했습니다.

스타벅스는 두바이(202개), 사우디(191개), 쿠웨이트(151개)를 비롯해 인도(146개) 등 총 69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루이싱커피의 무서운 성장세로 보면 중동과 인도에서도 업계 순위가 바뀌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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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벅이 루이싱을 베끼기 시작했다"
중국 토종업체의 성장을 지원사격하는 것일까요. 최근 중국 언론들을 보면 스타벅스가 루이싱을 따라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중국 경제지 카이신(CaiXin)은 스타벅스가 이달들어 루이싱커피을 따라해, 좌석이 하나도 없는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는가 하면, 스타벅스가 중국내 배송을 시작하고, 온라인 결제를 강화한 것도 전부 루이싱커피를 따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만큼 루이싱커피가 스타벅스에게 위협으로 느껴졌기 때문일 테지만, 문제는 실적입니다. 외형은 두 업체가 비슷해졌을 지 몰라도, 루이싱커피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반면 스타벅스는 올 2분기 최고의 실적을 냈습니다.

스타벅스은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해 올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61%나 증가한 13억72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입니다. 매출은 8% 증가한 68억2300만달러(약 8조원)였고, 중국내 매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동일점포매출은 미국이 7%, 중국이 6%씩 신장했습니다. 스타벅스의 기업가치는 1102억달러(약 130조5000억원)로 올해에만 41%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루이싱커피는 아직까지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이 회사는 사업 시작 이후 18개월간 총 22억위안(약 38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매달 21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본 것입니다. 지난해 적자규모만해도 16억2000만위안(약 2800억원)에 달합니다. 점포 외형 확장과 손님 유치를 위해 과도한 공짜 및 할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루이싱커피의 미래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수익성이 낮은 커피 산업에서 외형만 불리다가는 금방 현금이 고갈돼 쓰러질 수 있다는 예상이 있는 반면, 이 업체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치한 자금만 총 5억5000만달러(약 6400억원)인데다가, 미국 월가의 거물 펀드들도 투자금을 대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루이싱커피가 과연 원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올연말 중국 성적표를 보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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