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온도 40도… 안전배달료 4000원 보장해달라"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지성 인턴기자 2019.07.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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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화문광장 기자회견, 오토바이 온도 40도 육박…배달료에 안전비 포함해 1.5㎞당 4000원 요구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폭염에 폭우까지.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폭염에 폭우까지.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토바이 헬멧 속 온도가 40도 넘게 올라간다. 마치 한증막 속에 들어온 것 같다."


배달노동자(라이더)들이 여름철 폭염 등 열악한 노동실태를 고발하며 안전배달료 등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낮은 배달단가는 무리한 배달로 이어지고, 폭염 속 체력저하와 일사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안전배달료와 작업중지권,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전배달료를 포함해 배달요금을 1.5㎞당 4000원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배달원의 안전과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가 느끼는 아스팔트 위의 온도는 기상청이 발표하는 체감온도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국가와 기업에 라이더 나아가 야외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서울과 인천 등 10개 지역에서 측정한 오토바이 온도는 35~41도에 이른다. 폭염으로 집중력·체력 저하가 발생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집에 가서 청바지를 벗으려면 땀 때문에 벗겨지지 않을 정도"라며 "비가 오면 헬멧에 우비까지 입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데 정말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올해는 안전배달료로 한 시간에 3~4개만 해도 최저임금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에서 가이드라인 내놓은 '물 많이 마셔라, 자주 쉬어라' 같은 얘기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전문의는 "폭염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2010년대 이후로 매년 400~500명씩 온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아스팔트의 복사열 때문에 좀 더 열악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25일부터 맥도날드 오토바이 라이더 박정훈씨(34)는 '폭염 수당 100원'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왔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런 배달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올해 5월1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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