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제물로 바친다…'방글라데시 괴담'에 8명 사망

뉴스1 제공 2019.07.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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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경찰국장이 루머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방글라데시 경찰국장이 루머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방글라데시에서 다리를 건설하는 데 인간 제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이를 유괴한다는 루머가 퍼지자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유괴범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집단 린치를 가해 모두 8명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영국의 BBC가 25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는 수도 다카 남쪽에 파드마 대교를 건설하고 있는데, 이 공사가 탈 없이 끝나려면 인간 제물이 필요하고, 납치된 아이들의 머리가 잘려 제물로 바쳐진다는 루머가 온라인상에 퍼진 것.

타슬리마 베굼(42)은 지난 20일 다카의 한 학교 주변에서 자신을 납치범으로 의심하는 주민들에게 두들겨 맞아 숨졌다. 그는 아이들의 입학 허가를 받으려고 학교를 찾았는데 주민들이 그를 납치범으로 의심하면서 공격을 받았다.



현장을 목격한 교사는 “너무 많은 사람이 집단린치에 가담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 다카 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속출, 모두 8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이같은 루머가 퍼진 계기는 약 2주 전 현지 언론이 북부 네트로코나 지구에서 한 어린이의 잘린 머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같은 기사가 페이스북에서는 “유괴범들이 파드마 다리의 안전한 공사를 위해 어린이들의 머리를 모으고 있다”는 글로 둔갑했다.

경찰은 집단 린치 사건이 확대되자 전혀 근거 없는 루머이며, 주민들 스스로가 법을 집행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2010년에도 다리 건설과 관련해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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