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日철수 후 첫 도쿄모터쇼 참가추진 '없던일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9.07.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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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 앞세워 친환경차 전시 계획했다 취소...글로벌 브랜드 연쇄불참으로 '동네잔치' 평가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첫번째)이 지난달 15~16일 열린 일본 나가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에너지환경장관회의와 연계해 지난 14일 수소위원회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가운데), 우치야마다 다케시 토요타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첫번째)이 지난달 15~16일 열린 일본 나가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에너지환경장관회의와 연계해 지난 14일 수소위원회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가운데), 우치야마다 다케시 토요타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241,500원 ▲4,500 +1.90%)가 10년 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일본 도쿄모터쇼에 승용차 전시 참가를 추진해오다 결국 철회키로 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41,500원 ▲4,500 +1.90%)는 오는 10월 24일부터 열리는 '2019 일본 도쿄 모터쇼' 참가를 타진해 오다 최근 불참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도쿄모터쇼 사무국에도 최종 불참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일부에선 일본 경제 보복 사태에 따른 조치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세부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9년 이미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한 이래 2013년까지 일부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도쿄모터쇼에서 간헐적으로 선보인 적은 있지만, 승용차 전시는 참가하지 않았다.



현재 일본 현지법인(HMJ)은 '유니버스' 등의 판매·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존속한 상태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꾸준한 강세를 보이면서 현대차도 수소전기차 '넥쏘'를 위시한 클린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현지시장 반응을 직접 살펴보기 위한 물밑 준비를 해왔다.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에너지·환경장관회의 행사 전시를 위해 일본 정부 인증을 받았던 총 5대의 넥쏘도 현지에 계속 대기해왔다.


더욱이 현대차는 토요타·혼다 등 일본 브랜드 수소전기차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적진'에서 우위의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상징성도 담겼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현재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13년 도쿄모터쇼에서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공개했지만, 당장 현지 판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만큼 달라진 시장 요구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대비는 해야한다는 목소리는 상당하다.

현대차의 대(對)일본 수출 물량은 사실상 '제로'지만, 국내에서 지난해 신규 판매된 일본차는 4만5252대에 달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지난달 G20 회의 참석에 이어 지난 18일 두 달 연속 일본을 찾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선제적 대응·관리에 나섰다.

2000년대 중반까지 한 때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린 도쿄모터쇼는 올해 폭스바겐·BMW·볼보·푸조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의 잇단 불참 선언에 이어 현대차의 취소까지 이어지면서 위상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베이징·상하이 모터쇼의 입지가 커진 영향도 있지만, 일본 내수 브랜드 위주이다 보니 '동네 잔치' 평가가 많다.

한편 한일 경제 갈등이 올 연말까지 장기화할 경우 내년 2월말 도쿄에서 열리는 FC(수소연료전지)엑스포에도 현대차의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년 FC엑스포는 수소 올림픽을 표방한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열리는 터라 현대차도 이 사상 처음으로 참가 신청을 해놓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국에 굳이 주요 자동차 수출국도 아닌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다는 계산이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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