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오른편), 정재성 부대표(왼편)
로앤컴퍼니가 지난 2017년 수십 억원 규모의 시리즈A에 이어 이번 시리즈B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척박한 국내 리걸테크(LegalTech)산업에도 본격적인 투자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법률 관련 스타트업에 이 정도 액수가 투자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시리즈B는 스타트업이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인력 충원 등에 필요한 자금을 본격적으로 투자받는 단계를 말한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은 사업의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기쁘다"며 "법률시장을 변호사와 의뢰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선도기업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앤컴퍼니는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서비스인 '로톡'을 지난 2014년 출시해 6년째 운영 중이다. 현재 약 1450명의 변호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투자사들의 평가지표라 할만 한 누적 상담 건수는 약 20만 건, 월평균으로는 최근 약 8000건 수준까지 올라 2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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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나선 DSC인베스트먼트의 이한별 이사는 "일본 법률시장에서 성공한 벤고시닷컴 사례처럼 로톡도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최근 로톡의 관련 지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변호사의 기존 사건 경험과 전문성에 기반한 다양한 정보 및 콘텐츠를 보유했다는 점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을 위한 활동 이력도 이번 투자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 2017년 서울시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로앤컴퍼니는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를 통해 지난 2년간 총 2억 9500만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로앤컴퍼니는 주력인 변호사 중개 분야외에 리걸테크(LegalTech)분야의 정수라 할 만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로톡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쌓인 사건상담 빅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AI 분석 엔진' 개발이 우선 과제다.
로앤컴퍼니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될 분석 엔진은 키워드 광고서비스, 문제 해결비용 예측 서비스, 유사사례 검색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리걸테크 기업들의 최종목표라 할 만한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자동화된 법률 지식 그래프화를 통해 지능적인 법률검색과 법적 추론 서비스를 개발하겠단 계획이다.
법률정보 전문업체 '로앤비' 창립멤버인 안기순 변호사(로앤컴퍼니 이사)는 "로톡은 서비스 초기부터 상담 사례 등의 데이터를 잘 쌓아오고 있다"며 "이를 연료삼아 최신 인공지능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다음 세대의 리걸테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로앤컴퍼니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업 고객을 위한 B2B 법률 플랫폼 서비스, 내년부터는 전국 주요 법조단지에 변호사 전용 공유오피스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본환 대표는 "법률소비자의 변호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의 문턱을 낮춰 법률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전관예우나 불법브로커 관행에 의지하는 기존 법률시장의 극심한 정보비대칭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유능하고 성실한 변호사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