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엔총회서 한일 정상회담 주선해야"-美싱크탱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25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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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부, 한일 기업 라운드테이블 마련해야…미국이 한일 관계 바로잡지 못하면 중국 입지 강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일본의 수출규제로 격화된 한일갈등 해소를 위해 미국이 오는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주선하는 등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24일(현지시간) '오직 미국만이 한국과 일본을 벼랑 끝에서 끌어낼 수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동맹으로서 공개적인 중재 노력 뿐 아니라 비공개적 막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SIS의 패트릭 버컨, 벤 림랜드 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지난달말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될 것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이 9월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강력하게 권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제74차 유엔총회는 9월17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다.

보고서는 또 "한일 양국의 실무자들을 위한 비공식적이고 중립적인 자리도 미국이 마련해줘야 한다"며 "미 상무부 차원에서 한일 기업 간 라운드테이블도 주선해야 한다"고 했다. 한일 기업들의 공감대 형성이 양국 당국자들로 하여금 수출규제의 해악을 인식하게 할 것이란 설명이다.



보고서는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의 한일 방문에 대해 "반길 만한 일이긴 하지만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틸웰 차관보가 일본에서 곧장 한국으로 가지 않고 필리핀과 태국을 거친 것은 미국이 양국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교착 상태였던 북미 핵협상이 다시 본격화되려는 상황이고, 중국이 동아시아 내 헤게모니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동맹간 '통일된 전선'은 아주 중요하다"며 "만약 미국이 한일 관계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중국이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나 한일 갈등에 대해 "한국의 대통령이 내게 관여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아마도 (한일) 양쪽이 모두 원한다면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적극적 개입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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