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승 시인의 죽음, 사회적 타살인가…누리꾼 시끌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19.07.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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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승 시인 자택서 숨진 채 발견…"본인이 자숙하겠다고 했는데 왜 사회적 타살?"

시인 황병승씨,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사진=네이버 인물검색시인 황병승씨,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사진=네이버 인물검색


황병승 시인(49)이 경기도 고양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인 박진성 시인이 황 시인의 죽음을 두고 '사회적 타살'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황 시인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박진성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시인의 사망과 관련해 "문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이 죽인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황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며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자 무고의 희생자"라고 했다.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이어질 당시 황 시인도 '미투' 대상이 됐다. 서울예대 학부생 2명은 '문단 내 성폭력 서울예대 안전합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교내에 게시해 황 시인이 서울예대 강사 시절 제자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언어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황 시인은 피해자 A씨를 술자리에 데려가고 데이트를 했지만 1~2주 후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다. 이후 황 시인은 다시 A씨를 술자리에 불러내 "여자는 30 넘으면 끝이다"는 등의 언어폭력을 하고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에대해 당시 황 시인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로 인해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숙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자보 '문단_내_성폭력 서울예대 안전합니까?'./사진=뉴시스대자보 '문단_내_성폭력 서울예대 안전합니까?'./사진=뉴시스
황 시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동료 문인과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황 시인이 당시 자숙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회적 타살'이라는 박 시인의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 누리꾼(par****)은 "한순간의 쾌락으로 문단에서 매장당하고 외롭게 죽은게 문단의 잘못이다? 미투의 폐해? 근본적인 걸 생각을 해야 한다"며 "애초에 성추행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lee****)은 "(황 시인) 본인이 인정하고 자숙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왜 사회적 타살?"이라고 반문했다.

한편 1970년 4월에 태어난 황 시인은 2003년 '파라21'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주치의 h'외 5편의 시가 당선돼 등단했다. 남긴 작품으로는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육체쇼와 전집' 등이 있다. 2010년 '제11회 박인환문학상', '제13회 미당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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