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돌아선 외국인, 日 규제에도 반도체 '싹쓸이'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7.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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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달 코스피 1.7조원 순매수…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투자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7월 들어 다시 코스피 투자 비중을 늘리며 주가 반등을 이끌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이슈에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를 집중 매수해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외국인 투자 확대 등 수급 여건의 개선으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 국면으로 진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14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6138억원, 개인이 9364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 매수 물량이 이를 상쇄했다

외국인 수급 덕에 국내 증시도 반등 조짐을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말 2130.62에서 지난 9일 2052.03으로 78.59포인트(3.69%) 하락했지만 낙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2101.45를 기록했고 24일에는 2082.3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수 확대는 코스피 상승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서 '큰 손' 역할을 하는 외국인 수급 여건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초 예상치 못했던 상승 랠리도 외국인 수급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 1월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4조5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이 기간 코스피는 8% 상승했다.

4월에도 2조3921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13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에 도움을 보탰다. 하지만 5월에는 매도세로 전환했다. 총 2조4807억원을 순매도했고 이 여파로 5월초 2212.75였던 코스피 지수는 5월29일 2023.32로 밀린 바 있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 확대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반도체 재고 감소와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이달 외국인은 삼성전자 1조1639억원, SK하이닉스 47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95%인 1조6343억원이 반도체 대장주 2종목에 쏠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1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SK하이닉스 역시 이달 17거래일 중 13거래일 동안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외국인 수급 덕에 SK하이닉스는 7월 저점 대비 약 16% 올랐고 삼성전자도 4%대 상승했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며 업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8GB(기가바이트) DDR4 가격은 지난주 3.74달러에 마감해 한 주 동안 14.6% 상승했다. 저점 대비로는 24.1% 오른 가격이다. 4GB DDR3와 하드디스크에 사용되는 낸드(NAND) MLC 256GB 가격도 일주일 간 각각 11.3%, 4.9% 올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베팅한 듯 하다"며 "패시브 성격이 짙었던 연초와는 달리 최근 외국인 투자는 액티브적 성격을 띄며 코스피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수급을 계기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연중 고점에 근접했고 장기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나온다"며 "코스피는 이미 장기 조정이 진행된 상황이라 여기서 추가적으로 주가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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