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보수당 당대표. /사진=로이터.
23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보수당은 당원 1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우편투표 결과, 9만2153표를 얻은 존슨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쟁을 펼친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은 절반 수준인 4만6656표에 그쳤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인 그는 브렉시트 시한인 오는 10월31일 무조건 EU(유럽연합)를 탈퇴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를 위해 노딜 브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며 심지어 야권과 당내 반발을 묵살할 '의회 해산' 카드도 꺼냈다.
그러나 영국의 새 총리가 마주할 현실은 녹록치 않다. 당내 반발세력은 물론, 국민투표와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노동당 등 야권도 넘어서야 한다.
영국 하원에서 존슨을 지지하는 의원 수는 과반이 안 된다. 이번 투표는 보수당원들만 참가해 존슨 대표가 총리로서 전국민의 지지를 받는 상황도 아니다. 이미 보수당원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등은 존슨 대표 선출에 반발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겠다는 야권은 존슨 대표의 의회 해산 시도를 봉쇄하겠다며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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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유조선 억류 문제로 갈등하는 이란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하는 가운데 존슨의 선출을 곱게 보지 않는 EU와의 협상에 나서야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EU집행위원장은 존슨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도전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EU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영국과 EU는 합의를 했고, EU는 그 합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비테니스 안드리우카이티 EU보건위원은 "존슨은 합리적인 논리를 무시하고 비현실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닮은꼴인 존슨 대표를 향해 축전을 보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새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을 축하한다"며 "그는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