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브렉시터' 존슨 새 英총리… EU "도전의 시기"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07.24 14:44
글자크기

(종합)보리스 존슨, 24일 영국 77대 총리 취임
여당서도 반발… EU는 브렉시트 합의 회의적

보리스 존슨 영국 보수당 당대표. /사진=로이터.보리스 존슨 영국 보수당 당대표. /사진=로이터.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새로운 영국 총리 겸 집권 보수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고 밝혀 영국 야권과 EU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보수당은 당원 1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우편투표 결과, 9만2153표를 얻은 존슨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쟁을 펼친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은 절반 수준인 4만6656표에 그쳤다.



존슨 신임 대표는 다음날 버킹엄궁에서 제77대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집권당 대표가 자동으로 총리직을 맡는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인 그는 브렉시트 시한인 오는 10월31일 무조건 EU(유럽연합)를 탈퇴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를 위해 노딜 브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며 심지어 야권과 당내 반발을 묵살할 '의회 해산' 카드도 꺼냈다.



그는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연설에서도 "10월31일 브렉시트를 끝마치겠다"며 EU 탈퇴 방침을 재확인했다. 존슨 대표는 "우리는 이 나라에 활력을 불어넣고, 브렉시트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의 새 총리가 마주할 현실은 녹록치 않다. 당내 반발세력은 물론, 국민투표와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노동당 등 야권도 넘어서야 한다.

영국 하원에서 존슨을 지지하는 의원 수는 과반이 안 된다. 이번 투표는 보수당원들만 참가해 존슨 대표가 총리로서 전국민의 지지를 받는 상황도 아니다. 이미 보수당원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등은 존슨 대표 선출에 반발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겠다는 야권은 존슨 대표의 의회 해산 시도를 봉쇄하겠다며 손을 잡았다.


외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유조선 억류 문제로 갈등하는 이란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하는 가운데 존슨의 선출을 곱게 보지 않는 EU와의 협상에 나서야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EU집행위원장은 존슨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도전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EU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영국과 EU는 합의를 했고, EU는 그 합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비테니스 안드리우카이티 EU보건위원은 "존슨은 합리적인 논리를 무시하고 비현실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닮은꼴인 존슨 대표를 향해 축전을 보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새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을 축하한다"며 "그는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