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바이오 프린팅으로 인공장기… 영화 아닌 현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07.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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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대표 인터뷰

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대표 / 사진=김근희 기자 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대표 / 사진=김근희 기자


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8,950원 ▼600 -6.28%) 대표는 3D바이오 프린터로 만든 인공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공상과학 영화 같은 얘기지만 그에게는 실현 가능한 미래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바이오 프린팅 전문 기업이다. 간단하게 말해 세포를 출력하는 프린터 기술에 특화된 업체다. 잉크 대신 '세포'와 세포의 생존을 돕는 '바이오잉크'가 들어간다. 기본적인 원리는 잉크젯 프린터와 비슷하다. 여러 개의 노즐이 교차하면서 세포를 출력하고 어떤 세포를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피부조직이 되거나 간이 된다.

윤 대표는 2000년 초반부터 포스텍에서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연구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3년 티앤알바이오팹을 설립했다. 3D프린터 기기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피부, 뼈, 연골 등과 유사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잉크를 개발해 다국적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에 공급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다국적 유통 회사인 밀리포 시그마를 통해 바이오잉크를 해외로 수출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인공장기를 개발하기까지 장거리 경주를 해야 한다"며 "우선 인공지지체 판매로 캐시카우를 만들고 세포치료제, 오가노이드, 인공장기 등을 단계별로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인공지지체는 티앤알바이오팹이 2014년과 2016년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일종의 뼈 임플란트다. 부러진 뼈 사이에 두면 인공지지체가 매개 역할을 해 뼈가 다시 붙게 도와준다. 기존 임플란트들은 금속으로 만들어 몸속에 남아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티앤알바이오팹의 인공지지체는 통상 3년이면 몸속에서 사라진다.


회사는 현재 국내 약 116개 종합병원과 성형외과, 치과 등에 인공지지체를 공급하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르면 올 하반기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작은 인공장기인 오가노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피부, 간 세포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조직과 유사해 동물실험 대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연구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오가노이드를 개선하고, 연구해 장기적으로는 사람에게도 이식 가능한 인공장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도 하고 있다. 3D프린터로 줄기세포를 주입한 패치형태의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다. 심장 등 줄기세포가 붙어있기 어려운 장기에 패치를 붙이면 심근이 재생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를 위해 SCM생명과학 등 여러 줄기세포치료제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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