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위 日스즈키 '흔들'… 호기 맞은 2위 현대차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7.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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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증산계획 포기… 2분기 판매도 19% 줄어
현대차 소형SUV '베뉴' 돌풍, 전기차 투자도 늘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 첸나이 항구에서 출하를 기다리는 현대자동차 차량 앞을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고 있다. /사진=AFP통신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 첸나이 항구에서 출하를 기다리는 현대자동차 차량 앞을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고 있다. /사진=AFP통신


인도 자동차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일본의 스즈키가 대규모 증산 계획을 포기했다. 인력 부족과 부실한 인프라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스즈키는 최근 판매 부진까지 겹쳐 불안한 모습이다. 반면 2위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발 빠르게 전기차 선점에도 나서면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인도 경제매체 민트(MINT)는 23일(현지시간) 스즈키가 구자라트주(州)에 있는 공장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50만대에서 150만대로 늘리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기능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현지의 열악한 인프라 사정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지업체 마루티를 인수하며 일본 자동차업체로는 첫 번째로 인도에 뛰어든 스즈키는 2017년 구자라트에 연간 생산능력 50만대 규모의 1호 공장을 지었다. 하리아나주에 있는 연 150만대 규모의 기존 공장을 더하면 생산능력은 200만대 이상이다. 이 같은 물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 점유율 51%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스즈키는 올 들어 경기 침체, 유가 상승 등으로 고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2분기 판매가 19%나 급감하면서, 급기야 지난 5월 생산량은 20% 가까이 줄어든 15만여대에 그쳤다. 스즈키는 고비를 넘기 위해 토요타와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서로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공유하자는 것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호기를 맞았다. 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이 한 해 전보다 0.2%포인트 줄어든 16.2%(약 55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5월 출시한 소형 SUV '베뉴'가 단 두달 만에 4만5000대 넘게 팔렸다. 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차, 타타의 넥슨, 포드의 에코스포츠 등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현대차가 지난 9일 출시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도 인도 최초의 전기SUV로 주목받고 있다. 열흘 만에 120대의 계약이 체결됐는데, 현지의 열악한 전기차 인프라를 고려하면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인도 전기차 개발과 관련 인프라 개발에 200억루피(약 3400억원)를 투자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오는 9월 유럽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 예정인 차세대 '아이(i)10'도 다음 달 20일 인도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인도 매체 NDTV는 "현대차가 프랑크푸르트에서 3세대 i10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인도법인이 다음 달 20일 먼저 출시하고 판매도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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