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사과한 유니클로가 한국서 벌어들인 돈

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2019.07.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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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지난해 매출 1조3732억원·영업이익 2344억원

지난 7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1지난 7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지난 22일 두 번째 사과를 했다. 한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유니클로로서는 연이은 사과를 통해서라도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풀어내고 싶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2일 공동명의로 낸 사과문을 통해 "지난 실적 발표 중 임원 설명이 부족한 점에 대해 한국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지난 16일 에프알엘코리아가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입장 발표에 이은 2차 사과다. 당시 사과문은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고, 한국 법인 명의로만 언론에 알려지면서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일었다. 2차 사과문은 이에 대한 수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두 번의 사과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자키 다케시 재무책임자(CFO)가 지난 11일 "한국 불매운동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데 따른 것이다. 이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한국 소비자들은 분노했고, 이는 불매운동을 부채질하는 촉매제가 됐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사진제공=유니클로유니클로 명동중앙점./사진제공=유니클로
유니클로의 이같은 사과는 현실적으로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3732억원, 영업이익은 2344억원에 달한다. 2008년 영업이익과 대비하면 23배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한국에서 유니클로의 매출 규모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것이다.

유니클로는 국내 의류 브랜드 점유율 1위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유니클로의 한국 패션시장 점유율은 5%였다. 유니클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의류 브랜드가 모두 포함된 수치다.


한편, 두 번의 사과에도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누리꾼 A씨는 "매출 줄었다더니 발등에 불 떨어졌나 보다"고 질타했고, B씨는 "공식 사과문이 아니라 공식 변명문"이라고 꼬집었다.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대표적 타깃으로 선정되면서 여름 세일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2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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