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쥴'…하지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7.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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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쥴' 돌풍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초반보다 디바이스 매출도 줄어가는 추세입니다."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폐쇄형(CSV) 전자담배 쥴(Juul)의 인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쥴 기기의 이달초 판매량은 출시(5월 말) 일주일 후와 비교했을 때 5% 가량 줄었다. 액상카트리지는 13% 정도 늘어나긴 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만큼의 돌풍은 아니라는 것. 흡연자들 사이에서도 호기심에 피워보긴 했지만 니코틴 함량이 너무 낮아 대체재로의 역할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에서도 쥴은 청소년 흡연 문제로 논란이 됐다. 최근 케빈 번스 쥴랩스 CEO(최고경영자)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나와 10대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본사 제품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쥴의 당초 목적은 성인들의 일반 담배 대안책으로 개발된 것이였지만, 청소년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 흡연율 증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내에서도 쥴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부터 청소년 흡연 문제가 거론됐다. 정부가 쥴 출시 후 편의점 등 담배소매점을 집중 단속하고 학교와 가정에 신종 담배 특성을 알리는 자료를 배포했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그 사이 쥴과 KT&G 릴베이퍼 등 신종 전자담배는 전국 주요 도시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상 거래 또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23년 한국 CSV 전자담배 시장 규모를 2억 2800만달러(약 2688억원)으로 내다봤다. 음지에 속해 있던 액상 담배가 편의점에 유통되면서 시장 규모가 대폭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미국도 잠깐 사이 청소년 흡연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기까지 했다. 더 늦어선 안된다.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중독을 막기 위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 강력히 추진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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